14일 운전자 사망사고 발생
사고 지점 안전시설 미흡
위험 알리는 안내판도 전무
"절벽 방향 가드레일 있어야"

최근 제주 수월봉 인근 해안도로에서 차량이 추락해 운전자가 숨진 가운데 추락 방지 등을 위한 안전시설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오전 10시6분께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수월봉 인근 해안도로에서 40대 운전자 A씨가 몰던 승용차가 20여m 높이 절벽 아래로 추락했다.

A씨는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24일 해당 사고지점에는 사고 당시 충격을 보여주듯 차량 잔해가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사고지점 옆으로는 해안가 절벽 쪽으로 나무 울타리 시설이 길게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차량이 추락한 지점부터는 나무 울타리가 설치되지 않았다.

사고가 발생한 절벽 옆 도로에는 얇은 끈으로 된 울타리만 쳐져 있어 차량 추락 등 사고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마저도 일부가 파손된 채 방치된 상태였다.

해당 울타리를 지나 2~3m만 가면 20여m 높이 절벽이 나타나지만 추락 위험을 알리는 안내판 설치도 전무한 실정이다.

이날 해당 도로를 지나던 관광객 2명은 절벽 옆으로 핀 유채꽃 사진을 찍기 위해 달려가는 등 아찔한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관광객 A씨(28)는 "꽃밭이 조성됐다고 생각했을 뿐 높은 절벽이 있을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며 "추락 방지 시설까지는 바로 설치가 어렵더라도 최소한 주의 문구라도 붙여놔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처럼 해당 도로 안전시설이 미흡하고, 실제 사고까지 발생했지만 안전시설 관리 주체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이에 사고 예방을 위한 시설 조사는 물론 안전시설 보수·보강 등 정비사업이 요구되고 있다.

신명식 제주교통연구소장은 "나무와 돌로도 추락을 방지하지 못하고 사고시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 행정 도로관리 부서는 차량이 차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가드레일을 설치해야 한다"며 "제주지역 도로가 관리 주체가 제각각이라 하나로 통일될 필요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고기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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