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회 제주4·3 예술축전
다음달 6일 4·3평화공원서
"고통의 시간 예술로 표현"

4·3의 한(恨)으로 응어리진 멍든 가슴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4·3예술축전이 다음달 제주도 일원에서 펼쳐진다.

(사)제주민예총은 다음달 6일 오후 1시부터 4·3평화공원 야외무대에서 '2024 제주4.3 항쟁 76주년, 제31회 4·3 예술축전'(예술축전)을 개최한다.

이번 축전은 '시간을 품은 기억, 오늘에 피어나다'를 주제로 열린다.

'기억'을 축전의 주제로 삼은 이유에 대해 제주민예총은 "제주 4·3의 기억이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만의 아픔이 아니라, 제주 섬의 고통이고, 기억임을 예술로 표현하기 위함이다"고 설명했다.

공연은 모두 8개의 판으로 진행된다.

제주작가회의 김경훈시인의 여는시를 시작으로 하늘과 땅의 문을 여는 길놀이가 풍물굿패 신나락, 사단법인 마로의 연물과 함께 박수현, 김한결, 이나래, 장은 등 젊은 춤꾼들의 몸짓으로 이어진다. 

두 번째 판은 제주큰굿보존회 서순실 심방의 '제주의 영혼을 위로하는 의식'을 통해 제주 땅과 하늘에 새겨진 슬픔을 위무하는 의식이 펼쳐진다. 

세 번째 판은 '묵음 속의 대화'를 주제로 한 소녀의 춤이 이어진다. 

칼림바 연주와 함께 일본에서 제주 4·3을 알리는 데 애썼던 고 김민주 선생이 기억하는 '김민주의 노래'를 서정적인 연주와 몸짓으로 재현해 낸다. 공연에는 박다혜, 헤아림어린이무용단과 양수원, 서의철 가단이 함께 한다. 

네 번째 판은 '4·3의 노래, 시간 속의 울림'을 주제로 제주 4·3 항쟁의 서사를 서정적으로 풀어내는 공연이 마련된다. 

한국예술종합대학 출신의 젊은 국악인 서의철이 이끄는 서의철 가단과 연기하는 피아니스트 오종협이 한국적 전통을 바탕으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기억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다섯 번째 판은 민요패 소리왓과 풍물굿패 신나락, 볍씨학교 학생들이 함께하는 4·3항쟁 소리극 '잊혀진 시간의 기록'이 펼쳐진다. 

제주 4·3의 아픔을 미래 세대에게 계승하고 역사를 기억하는 의미가 소리극으로 마련된다. 

여섯 번째 판은 제주작가회의 문태준, 홍경희, 조미경 작가의 추모 낭송 '이름을 올리지 못한 이들을 위한 소리'가 박수현, 김한결, 이나래, 장은의 춤과 함께이어진다.

일곱 번째 판은 오랫동안 제주 4·3을 노래한 가객 최상돈의 공연이 마련된다. 

'최상돈의 노래, 공감의 하모니'를 주제로 펼쳐지는 무대에서는 최상돈과 볍씨학교 친구들이 함께 해 제주 공동체를 지키고자 했던 제주 4·3항쟁의 의미를 노래로 풀어내게 된다. 

마지막 무대는 '제주의 영혼을 담은 리듬'이라는 주제로 관객과 함께하는 대동의 마당으로 꾸며진다. 

이번 제주4·3예술 축전은 단순한 공연에서 탈피해 관객들과 함께하는 다채로운 형식을 추구했다.

제주민예총은 제주 4·3주간인 4월 2일에는 제주 4·3 전야제, 6일에는 제주 4·3예술축전과 청소년 4·3문화예술제 개최한다.

전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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