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철 '더 라인-기억의 거울'
8월 25일까지 제주현대미술관
70년대 중동의 개발 사업 모티브

 이웅철 작가의 개인전 '더 라인-기억의 거울'의 전시 작품 사진.
이웅철 작가의 개인전 '더 라인-기억의 거울'의 전시 작품 사진.

국가와 인간의 욕망에 의해 끊임없이 도시화가 이뤄지고 있는 지금, 어느 한 예술 작품이 우리에게 그 끝은 어디냐고 물음을 던진다.

제주도립미술관은 지난 13일부터 8월 25일까지 제주현대미술관 1평 미술관에서 이웅철 작가의 개인전 '더 라인-기억의 거울' 을 열고 있다. 

제주현대미술관은 야외 유휴공간을 '1평 미술관'으로 활용하면서 관객 체험형 전시 '아트저지'를 지속 운영하고 있다.

현대미술의 다양성과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2021년부터 다양한 전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으며 아트저지 7번째 프로젝트 작가로 이웅철 작가가 선정됐다.

이웅철 작가는 1970~1980년대 중동권 국토개발계획을 위해 젊은 시절 파견노동자로 일한 아버지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일련의 사건들과 현장에서 수집한 중동의 열기를 품은 물품들을 바탕으로 작품을 구성했다. 

당시 중동의 상황과, 그 이야기 너머에는 다양한 욕망들과 과거와 현재의 모습들이 서로 교차된다.

과거 70년대와 마찬가지로 현재 제2의 중동 특수를 노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미래형 스마트도시 프로젝트 '네옴시티'는 표면적으로 신재생 에너지, 탄소제로도시 등 친환경 도시건설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오일머니가 투입된 '건설 계획', 자원으로 야기된 '세계 경제의 패권' '개발도상국의 노동 자원'과 '광물 자원' '전쟁' 등 국가와 인간의 다양한 욕망들로 나타난다. 

그리고 그 끝은 어떠한 모습일지, 그리고 과거와 현재의 동일한 반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무엇인지 작가는 질문을 던진다.

이번 전시에는 자연에 거대한 인공물이 만들어지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의 프로젝트 중 일부인 '더 라인'을 형상화 한 거울과 도시의 비전을 기호화한 도상들이 전시된다.

이와 함께 아버지의 중동 시절 기록을 재해석한 시와 현장에서 수집한 오브제를 활용한 영상 등 자연 속에 인공물이 어떠한 방식으로 성립되는가에 관한 질문과 거대한 건설 계획안에서 국가와 개인의 상태, 실제 환경, 노동, 자원과 욕망에 따라 찾아올 예측 불가한 미래를 함축해 보여준다.

변종필 제주현대미술관장은 "제주현대미술관 유휴공간의 다각도 활용을 통해 자연과 예술작품의 조화를 새롭게 살펴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예린 기자

제주현대미술관 야외 유휴공간에 위치한 '1평 미술관'인 '아트저지'의 모습.
제주현대미술관 야외 유휴공간에 위치한 '1평 미술관'인 '아트저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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