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령제 제주큰굿 '붓시왕맞이
다음달 2일 주정공장수용소 

주정공장터의 모습.
주정공장터의 모습.

주정공장 옛터에 서린 4·3의 상흔을 한일 공동으로 위령한다.

 제주큰굿보존회, 제주4.3한라산회, 국립무형유산원, 한국문화재재단은 다음달 2일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 야외공원에서 제4회 '제주4·3행방불명희생자 위령제-제주큰굿 붓시왕맞이'를 개최한다.

붓시왕맞이는 초감제와 시왕맞이를 붙여서 하는 굿으로, 망자의 영혼을 저승으로 곱게 데려가 극락왕생하게 해달라고 기원하는 굿이다.

이번 행사는 2018년과 2019년, 지난해에 이어 네 번째로 열리는 한일 공동 위령제다.

오는 9월 22일에는 주정공장에서 학살된 4·3희생자들의 시신이 떠밀려간 일본 대마도에서 같은 위령제가 마련된다.

대마도 위령제는 일본인들이 모여 4·3을 배우고 행동하기 위해 만든 민간 단체인 '제주4·3한라산회'가 도맡는다.

 특히 한라산회 회원들은 고령의 나이에도 퇴직금 등을 모아 10년간 대마도에서 한일공동 위령제를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제주큰굿보존회 관계자는 "오랜 세월 제주 사람들의 아픔을 위로했던 치유법인 제주굿을 통해 주정공장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특별한 하루를 마련했다"며 "타국의 바다로 흘러온 영혼을 기억해준 대마도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도 함께 전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제주시 건입동에 1943년 일제가 설립한 주정공장과 창고는 4·3 당시에는 수용소로 쓰였다. 1949년 군경토벌대의 강경진압을 피해 입산한 주민들이 이곳에 대거 수용됐는데, 열악한 환경과 혹독한 고문으로 인해 희생자가 다수 발생했다.

제주도는 이곳을 4·3유족을 위한 치유의 공간이자 도민과 후손들의 역사교육 현장으로 남기기 위해 지난해 3월 4·3역사관을 조성해 개관했다.

전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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