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들과 선전을 다짐하는 김성남 감독(왼쪽).<김대생 기자>
뇌졸중으로 투병중인 옛 스승을 제자들이 찾아가 팀의 창단을 일궈낸 훈훈한 이야기가 전해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제민기 배구대회 동호인부 ‘김녕만장’팀의 김성남 감독(47). 김 감독은 지난 95년부터 2001년까지 김녕중학교 배구팀을 이끌면서 제민기 배구대회 4차례 우승, 전국 종별선수권 준우승 등 굵직한 배구대회를 석권하며 김녕중을 명실상부한 배구 명문 팀으로 이끌어 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지난 2001년 갑작스런 뇌졸중으로 반신불수가 돼 감독직을 접어야만 했다. 하지만 그의 20여년 배구인생의 끝은 없었다. 투병중인 김 감독의 재기를 위해 김녕중 옛 제자들이 나섰기 때문.

김 감독은 “입원당시 팀을 창단해 과거의 화려한 추억을 살려보자는 제안을 받고 몸이 불편한 내가 팀을 이끌 수 있는지 많은 고민을 했다”며 “그러나 선수들과 주위에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마침내 옛 제자들로 구성된‘김녕만장’팀이 창단됐다”고 말했다.

26일 ‘김녕만장’의 창단 첫 경기가 열린 한라체육관. ‘위미’와 맞붙은 경기에서 ‘김녕만장’선수들은 한쪽 다리와 손이 불편한 감독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패했다. 그러나 패배의 슬픔과 서러움은 없었다. 제자들은 뇌졸중으로 몸이 불편한 감독에게 옛 추억을 선물했고, 스승은 제자들의 사랑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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