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청소년의 달이 됐다. 갖가지 행사로 도배한 언론매체들을 접하면서 청소년 단체에 근무하는 실무자로써 마치 우리나라엔 청소년이 5월에만 존재하는 듯한 유감스러운 느낌을 갖곤 한다. 우리는 5월이 돼야만 그들을 기억한다. 아니, 5월만이라도 기억해주는걸 감사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청소년을 위해’라는 명분은 있지만 과연 청소년에 관해 알고자 하고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얼마나 있는지 깊이 성찰해 봐야한다.

청소년을 미래의 주인공이기보다는, 오늘의 사회구성원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성인주도의 정책대상에서 정책주체로서의 청소년의 참여가 있어야 하고, 소수 문제청소년보호에서 다수의 건강한 청소년의 활동을 지원해야 하며, 공급자·시설위주의 양적 성장에서 수요자와 프로그램 중심의 질적 향상을 이루고, 행정중심의 규제와 닫힌 운영에서 청소년단체·현장중심의 자율과 열린 운영으로 청소년을 오늘의 사회구성원으로서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청소년의 사회참여’가 대두되고 있다. 청소년을 어른들이 가르치고 이끌어야 하는 미성숙한 존재가 아니라 사회참여를 통해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인격체이자 삶의 주체로서, 성인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우수한 역량을 지닌 책임있는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인류발전의 동반자로 인식해야 한다.

청소년문화는 청소년 스스로가 만들어 나가야 한다. 문화는 주어지는 것이 아닌 만들고 공유하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4개 시·군중 서귀포시의 청소년 동아리 활동이 가장 왕성했었다. 청소년들은 활발한 동아리 활동을 통하여 자기들만의 문화를 만들고 가꾸어 왔다. 이제 어느 정도 자라 꽃을 피울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요즘 들어서는 왠지 동아리 활동이 위축되어 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왜 서귀포시의 청소년문화가 꽃을 피우지 못하고 시들어 갈까?

물론 감귤과 관련하여 지역경제의 위축된 분위기, 평소 시민이라고 하면 그 안에는 청소년이 없는, 청소년을 소외시키는 우리 어른들의 사고가 동아리 활성화의 걸림돌이 된다. 특히 행정에서의 긴축재정이라는 소극적인 뒷받침도 아쉽다. 서귀포시 전체 인구의 23.2%인 19,757명의 청소년들이 있음에도 서귀포시의 예산을 보면 청소년예산이 전체예산에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것도 모자라 예산 심의 때 제일 먼저 삭감되는 부분도 청소년관련 예산이다. 청소년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분위기를 느낀다. 청소년들 스스로가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어른들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이신선·서귀포YW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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