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도 안되는데 계속 재배하리나요…"

▲ 호접란 수출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농가들이 추가비용을 고스란히 부담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심지어 일부 농가에서는 다 자란 호접란을 버리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미국 현지의 호접란 재배단지 시설이 늦어지면서 수출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호접란 재배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제주도는 당초 수출물량중 상당수가 처리되지 않았음에도 지난 연말 추가로 종묘 50만본을 구입토록해 논란이 되고 있다.

호접란 수출에 참여하는 15농가는 지난 2001년 8월부터 2002년 5월 모두 76만5000본을 재배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수출실적은 지난해 11월 15만1380본에 불과, 전체의 20%도 안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호접란 재배농가들은 다자란 호접란을 처리하지 못하고 막대한 비용을 들이며 계속 재배하는 실정이다.

농가들에 따르면 하우스재배시설 유지를 위한 비용은 하루 15만∼20만원으로 수출이 늦어지면서 상당수 농가들이 1000만원 이상의 추가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또한 인력과 공간이 없어 잎길이가 30㎝이상, 잎장이 6∼8매되는 호접란들은 옮겨심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일부 농가는 다 자란 호접란 7000본을 버리는 일까지 발생했다.

그런데 도는 수출차질을 빚으면서도 50만본을 추가 재배토록해 농가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농가들은 “수출이 돼야 할 호접란도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수출된다면서 계속 재배토록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라며 “추가비용부담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호소했다.

호접란 수출 위탁대행협약을 맺은 제주교역 관계자는 “현지 재배시설 허가와 관련해 어려움이 있어 수출이 다소 늦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15개월 이상된 호접란도 수출수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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