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부채 등 각종 채무로 시달리던 농민들이 스스로 생명의 끈을 놓는 안타까운 일이 잇따르고 있다.

부촌이라는 말은 옛말이 되고 그 속에서 생활하는 농민들이 신빈곤층으로 전락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것이다.

지난 달 31일 막노동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던 김모씨(31)가 3000여만원의 부채와 보증문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앞서 지난 달 30일에는 2억원에 이르는 농가부채를 고민해 오던 50대 농민이 목을 매 숨진 사실이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외에도 올 들어 하우스 재배 실패와 수년 째 계속된 농산물 값 하락 등으로 생활고를 견디다 못한 40대 부부가 수개월 간격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원래 남들보다 조금은 풍요하다는 생각으로 생활해왔던 그야말로 조금은 넉넉했던 농민들이 신빈곤층으로 전락하고 있는 현주소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처럼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농민들이 늘고 있지만 어떠한 조치도 뒤따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 채무문제로 덮어 둘 것이 아니라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보완으로 신빈곤층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 농민들을 구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믿고 평생을 바쳐 살고 있는 우리네 농민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민철·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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