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로 붐 꺾여…‘늦추기’로 U턴

초등학교 조기 취학 붐이‘왕따’에 꺾였다.
몇 해 전만 하더라도 아이를 1년이라도 먼저 초등학교에 보내려고 아우성이던 학부모들이 이제는 늦게 보내려고 안간힘이다.

25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만5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조기 입학의 경우 2000학년도 122명이던 것이 2001년 55명, 2002년 49명, 2003년 38명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반면 발육부진 등의 이유로 입학유예를 신청한 경우(미취학)는 2000년 190명, 2001년 302명, 2002년 411명, 올해는 525명으로 크게 늘고 있다.

입학유예 신청자들은 보통 ‘참살’인 1∼2월생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에 11∼12월생 자녀를 둔 부모까지 입학 ‘늦추기’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미취학 사유로는 발육부진(796명·58.9%)이 가장 많았고, 질병(87명), 해외출국(51명), 언어 및 학습장애(18명) 등의 이유로 입학을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어리다는 이유로 ‘집단 따돌림’하는 경우가 많아 자칫 인생의 첫 걸음을 내딛는 순간부터 좌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2월생 딸을 1년 늦게 입학시켰다는 김모씨(38·제주시 도남동)는 “아이가 또래들보다 키가 작아 왕따 당하지 않을까 걱정돼 남편과 고민 끝에 입학을 1년 늦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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