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서 냄새가 나는 것은 겨드랑이 냄새와 달라 대단히 불쾌하다. 구강이나 위 등의 병에서 나는 입냄새 외에도 틀니의 특유한 냄새는 본인은 익숙해져서 전혀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이 있다. 틀니에는 충치가 없고 풍치도 없지만 충치가 있을 때처럼 냄새가 난다.

틀니와 잇몸 사이에는 아무리해도 사이가 뜨게 되어 있어 음식을 먹으면 그 사이에 음식물이 쌓이기 때문에 열심히 씻지 않으면 곧 부패하여 냄새를 풍기게 된다.

아침과 저녁은 가정에서 식사하기 때문에 문제가 아니지만 밖에서 식사 할 때라도 틀니는 꼭 씻어야 한다. 물론 틀니를 끼고 있어도 치아가 있을 때처럼 치과에 주기적으로 진료를 받아야 된다. 음식물이나 니코틴 같은 부착물이 틀니에도 묻어 있어 비위생적일 뿐만 아니라 틀니가 닿는 조직이 변화하기 때문에 안정, 유지, 청결을 위해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이렇게 해서 익숙해진, 다시 말해서 부단한 연습을 통한 틀니의 유지가 완성되면 틀니를 하루중 언제쯤 빼야 하는 것에 궁금증이 생긴다. 지금까지 자기 치아만으로 음식물을 씹던 사람이 부분적으로 틀니를 하면 상당히 귀찮게 된다. 더군다나 전체를 틀니로 하게 된다면 그 자리에서 인생이 허무해지는 쇼크를 받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틀니는 다음의 일생을 영위해 가는데 없어서는 안될 반려자이기 때문에 귀찮은 존재가 아니라 고마운 마음으로 익숙해지는 훈련을 받아야만 한다.

귀찮다고 해서 하루종일 빼 놓을 수도 없을뿐더러 밤이 되면 낮 동안의 반동도 있고 해서 결국 빼고 턱의 근육도 좀 쉬게 하고 싶지만 결과적으로는 끼고 있는 것보다는 손해라고 말하고 싶다.

어떤 일정한 교합 평면을 유지하던 간격이 없어지면 턱의 근육은 기댈 곳이 없게 되어 오히려 피로를 느끼게 된다. 아래턱 틀니인 경우 빼고 자면 눈 옆쪽 근처가 아프게 되는 이유도 이 근육이 이완되기 때문이다. 틀니라도 익숙해지면 그다지 기분에 거슬리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물감이 있어도 될 수 있는 대로 끼고 있는 편이 틀니를 빨리 자기 자신의 일부분으로 만드는 첩경이 된다.

물론 틀니를 빼고 자느냐 끼고 자느냐의 문제에는 여러 가지 장·단점이 있다.

빼고 잘 경우엔 틀니의 토대가 되는 잇몸부위가 하루종일 압박을 받다가 해방되어 혈액순환이나 조직의 호흡 등 새로운 활력을 찾기도 한다. 그러므로 상태 등을 고려해서 주치의에 지시를 받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문영석·치과의·제민일보의료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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