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주 서귀포시장은 비교적 단신이다. 그러나 옹골차고 야무지게 보인다. 마치 왕년의 축구스타 마라도나를 연상케 한다. 그 탱탱한 체구에 걸맞게 뚝심 또한 강한 편이다. 작은 고추가 더 맵다고 했던가.

그런 강시장이 신년 벽두부터 수난을 당하고 있다.‘결식아동 부실도시락 파문’이 채 가시기도 전에 종합터미널을 겸한 이마트 시설 문제 등이 불거져 나왔기 때문이다. 갈수록 시민간 반목과 갈등이 확산되면서 강시장의 시름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시장 취임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실 도시락 파문과는 달리 이마트등 민자유치 문제는 뾰족한 해법이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무엇보다 기존시가지와 신시가지 시민사이에 이해관계가 상충하면서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직접 시민 설득에 나섰다. 도시계획심위원회의 이후 시민들의 반발과 분노가 하늘을 찌를 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시민들에 드리는 말씀을 통해 “최근 일련의 상황은 지역사회의 발전적 변화를 위한 불가피한 진통과 산고의 과정”이라면서 “이제 지역발전및 대통합을 위한 후속조치를 시행, 갈등을 해소하고 지역사회의 발전에 하나된 시민역량을 모아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기존 시가지 주민들의 반발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병주고 약주기’식 때문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이마트가 들어서면 지역상권이 고사하고 만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한데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그렇다고 강시장이 이대로 물러설 것이라고 믿는 시민들도 많지 않은 것같다. 지금까지도 그는 그런 스타일로 항상 밀어부쳐왔기 때문이다. 일단 자신이 옳은 일이라고 결단하면 눈앞의 표를 의식하지 않고 강행해왔던 것이다. 의회와 언론의 눈치도 보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할 때도 많아 잡음과 마찰을 일으켜왔던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그의 이같은 밀어부치기 스타일이 탄력을 받는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그에 대한 결과가 점차 긍정적으로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겨울철 전지훈련기지 구축이다.

따지고보면 서귀포만큼 스포츠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된 도시도 드물 것이다. 강시장이 장기안목을 내다보고 일관되고 뚝심있게 밀어부친 성과이다. 서귀포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까지 800여개팀 2만1000명이 전지훈련을 함으로써 110억여원의 지역경제 수입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강시장은 이제 진퇴양난의 기로에 서 있다. 마치 짚신장사와 우산장사의 두아들을 둔 어머니의 심경과 같을 것이다. 지금 그를 성토하는 시민들 중에는 선거때 자신을 성원해준 사람도 많다. 그래서 그의 작달막한 체구는 요즘 더욱 움츠러 들었다. 특히 자신의 고향에서까지 반대데모가 계속돼 여간 곤혹스럽지 않은 모양이다.

과연 강시장은 난마처럼 꼬여가는 이번 사태를 슬기롭게 헤쳐갈수 있을 것인가. 그의 위기관리능력과 정치역량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수 있다는 점에서 도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고추에는 자극적인 매운 맛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단맛과 감칠맛까지 숨겨져 있다는 것을 강시장은 알아야 한다. 거기에서 진정한 화해와 상생의 길을 찾아야할 것이다. <진성범ㆍ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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