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논의 중단 선언했는데…

김태환 제주도지사가 7일 ‘화순항 해군기지의 논의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해군이 8일 남제주군과 협의도 없이 해군기지 추진기획단 홍보사무실을 열었다가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로 현판을 철거하는 등 파문을 빚고 있다.

해군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안덕면 화순리 예비군 중대본부에서 ‘해군기지 추진기획단’현판식을 가졌다. 추진기획단측은 보름전부터 예비군 중대에서 해군기지에 대한 홍보를 해왔고 그 연장선상에서 현판식을 갖게됐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을 접한 해군기지 반대 안덕면 대책위원회는 “도지사의 논의 중단 선언을 존중해 (해군기지 반대) 집회 일정 등을 전면 보류했는데, 해군은 도지사의 선언에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해군기지 설치를 밀어붙이고 있다”며 현판 철거를 강력히 요구했다.

해군은 이에따라 오후 1시께 추진기획단 현판을 철거했으나 공유재산 무단 사용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화순리 예비군 중대본부는 남제주군의 행정 재산으로 2003년 5월∼2005년 5월까지 향토예비군 남제주군 안덕면대 사용 목적으로 무상 임대돼 추진기획단 사무실 등 당초 사용 목적이 전환될 경우 지방재정법상 남군의 협의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해군은 최근 시설물 사용 협조 공문을 제출했을 뿐 남군으로부터 공식적인 협의를 받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오후 남군을 방문한 김동문 해군기지 추진기획단장은 “도지사의 해군기지 논의중단 선언은 예상치 못한 것이어서 향후 방향에 대한 입장을 결정하지 못했다”며 “향후의 전반적인 계획에 대한 지침을 마련해줄 것을 해군본부에 요청, 조만간 해군본부의 입장이 결정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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