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제주의 미래를 위한 결정이 필요한 때이다.
지난 6월7일 제주도지사의 ‘논의중단’이후 잠잠했던 제주해군기지 건설사업이 남제주군 남원읍 위미 지역주민의 자발적인 유치의사 발표로 다시 수면위로 부상했다. 먼저 제주해군기지유치위원회의 일원으로 유치 의사를 밝힌 위미 지역민의 위대한 결정에 진심으로 환영의 뜻을 표하는 바이다.

지난 7월27일 실시된 행정구조개편 주민토표에서 제주도민들은 혁신안을 선택했다. 또한 8월9일 위미 지역민들은 해군기지를 위미 지역에 유치하겠다는 지역민의 의사를 남제주군청에 제출했다. 이는 모두가 제주도민의 미래를 대비하고자 하는 열망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 우리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미래를 대비해 많은 방책을 수립했던 시기는 누란(累卵)의 위기에 처한 국가를 지킬 수 있었지만 현실에 안주하고 변화를 거부했던 시기는 치욕의 역사를 되풀이 할 수 밖에 없었다.

손자병법에 ‘양병천일 용병일시(養兵天日 用兵一侍)’라는 말처럼 군대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율곡 이이도 선조 임금에게 십만양병론(十萬養兵論)을 제기했으나 무시당하고 결국 임진왜란이 발발하고 나서야 그의 선견지명을 인정받을 수 있었음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러하듯 ‘미래를 대비하게 위해서는 장기간의 투자와 반대하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과 뒤늦은 후회는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는 것’을 역사는 말해주고 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도 앞서 말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일부 도민과 안덕주민의 반대로 지난 2002년부터 추진을 계획했던 제주해군기지는 3년이 지난 현재까지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만약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올해 안에 결정된다고 해도 기지완공때까지 시험운용평가 기간 등을 고려할 때 11년 이상이 소요된다고 한다. 우리 해군은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의 해군력에 이제 겨우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을 만큼 성장했다고 한다. 독도함이 진수되고 이즈함 건조계획도 완성됐다고 한다.

이제는 소위 ‘서너 대 맞으면 한번 때릴 수 있는’ 전력 건설이 눈앞에 왔는데 우리의 해군함정이 쉴 수 있는 항구가 절실히 필요하다. 그리고 적어도 주변국에게 대한민국에도 해군이 있다는 사실을 알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10년 후의 안보상황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으며 국가의 위기가 없을 수 도 있다. 아니 없었으면 더욱 좋겠다.
광복 60주년을 맞으며 이제 제주도민과 대한민국과 해군을 위해 위대한 결정을 해야 할때라고 생각한다.

<한석정·대한민국 해군ROTC동우회 회장>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