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시인, 문학예술연구소 광복 60주년 기념 ‘문학과 역사’ 심포지엄서



한국민예총 문학예술연구소가 26일 함덕 동양선라이즈리조트에서 광복 60주년 기념 ‘문학과 역사’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오후 1주제인 ‘변방의 섬, 제주와 문학’ 기조발제에 나선 김지히 시인은 제주문학에 대한 담론이 앞으로 창조되고 전개될 소위 ‘탐라 한류’의 컨텐츠와 연결될 것이라며 ‘탐라 한류의 미학’을 정립할 것을 주문했다.

김 시인은 제주는 반도나 대륙과는 전혀 다른 독특한 해양문화와 남방계 해양문화를 실어 나른 중간의 경계지역으로 대륙과의 ‘기이한 연속성’이라는 문화적 특징을 실현했다고 말했다. 독특하면서도 융합적이며 중개자적인 제주 인문학이 그것이다. 이는 지리적 조건에서 비롯된 것이다. 제주는 사방에서 다양한 문화가 들어오고 또 제주색이 더해져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간 곳인데 ‘탐라 한류’는 이런 개념 위에 형성되는 것으로 제주가 변방이 아닌 새로운 문화의 진원지가 됨을 말한다.

김 시인은 한반도의 해륙사관이 일본의 해양중심주의나 중국의 대륙중심주의를 다 뛰어 넘어 이를 아우르는 거대한 문명전환의 키워드가 되는데 ‘탐라 한류’의 독특한 해양사 자체가 커다란 역사전환의 촉발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탐라 한류’ 정립을 위해서는 △중산간의 ‘당신앙’에서 보여주는 해양 나름의 ‘삼계관’ △대륙의 것과는 다른 독특한 불교 △남방의 해양 및 도서지방과 연속성을 갖는 ‘뱀 신앙’ △한국여성학의 새롭고 예리한 탐구대상이 돼 마땅한 여성중심의 전통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4·3에 대한 역사·문학·미학적 다양한 시각의 거듭된 탐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방성칠의 난의 이념인 남학(南學)의 연구와 제주의 9년 유배기간에 완성된 추사체를 위시한 김정희 연구 등도 탐라 한류에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열린 1주제 심포지엄에서는 현승헌 제주대 교수의 ‘제주도 구비 문학의 이해’와 문학평론가 김동윤씨의 ‘한국전쟁기의 제주문단의 양상과 그 의미’, 전남대 학술연구교수인 오창명씨의 ‘국제화 시대에 있어 제주 토착어의 적극적인 활용’ 등도 발표됐다.

한편 ‘문학과 역사’ 심포지엄은 오는 28일까지 열리며 27일에는‘한국 현대사와 문학’을 주제로 토론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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