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흔히 풍다(風多), 석다(石多), 여다(女多)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다.

지리적으로 태평양 북단에 두둥실 떠있는 듯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풍랑이 심해 풍다, 독특한 현무암석이 많아 석다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여다의 경우는 이론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제주는 4·3사건때 남성의 희생이 많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여성 인구가 급증하게 된 원인이 된 바 있다. 또한 무엇보다 제주는 토질이 척박해 밭농사 때 남성 못지않게 여성들도 농사 등을 해왔을 뿐만 아니라 사면이 바다여서 해녀 등 여성들의 활동이 많아 여다의 섬으로 알려졌으나 오늘날 현실을 보면 꼭 그렇다고만은 할 수 없다.

제주통계사무소에 의하면 2005년 11월30일 기준 제주인구 55만9747명 중 남성이 27만9415명, 여성이 28만332명으로 집계돼 있어 여성이 남성보다 2% 정도 많을 뿐이다.

옛부터 제주의 여성들은 남성 못지않게 가정을 이끌고 생업에 종사하면서 제주를 빛내 왔다.

조선시대 정조때 제주 온섬에 괴질과 한발이 계속돼 도민이 초근목피로 연명하고 있을 때 양곡 450섬을 쾌척, 도민 규휼에 나선 의녀반수 김만덕, 항일교육의 선구자 최정숙·강평국, 구좌 해녀집단항일항쟁을 주도한 부춘화·김옥련 등 애국여성들이 제주를 빛내왔다.

현재에도 한국사상 최초로 여성 법무장관을 역임한 세계여성인권대사 강금실, 국민 탤런트 고두심, 국회의원 현애자 등 수많은 제주여성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치욕의 남존여비에서 양성평등을 지향하는 이때 강인한 제주의 딸과 어머니들이 가정과 각자 맡은 분야에서 제주발전을 위해 변함없이 분발했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해 본다.<강승호 / 수필가·전 제주도경찰학교 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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