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훈 화백 「우리식물 세밀화 대도감」

   
 
   
 
최근 동식물에 대한 세밀화가 인기다. 사진으로 표현하기 힘든 세세한 부분까지도 한번에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는 듯하다. 이제는 독립된 작품으로 조금씩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우리 식물 세밀화 대도감」은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식물을 세밀하게 묘사하면서도 완성도를 가진 그림으로 한국적이며 독창적인 화법으로 눈길을 끄는 책이다.

「…세밀화 대도감」은 오히려 작품집이라 부를 만하다. 한국화를 그리다 10년전부터 세밀화만을 그리고 있는 송훈 화백의 예술세계가 반영된 까닭이다.

젊은 시절 전통 한국화 기법으로 미인도를 그렸던 송 화백은 자신의 예술혼을 우리꽃에 담아 한국적이며 독창적인 자신만의 화법으로 꽃을 묘사, 식물의 세밀함뿐만 아니라 우리꽃만의 단아함을 포착해내고 있다. 그는 또 가장 아름답고 조화로운 모습으로 자란 강아지풀을 찾기 위해 5년 이상 산과 들로 다녔으며 감동이 그림 속에 살아나지 않으면 그리기를 반복했다. 이 책에는 그런 열정의 산물인 231점이 담겨있다.

감수를 맡은 이병윤씨(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는 송 화백의 작품들이 꽃의 외부 형태적인 특징의 확대 묘사, 리듬을 탄 듯한 외연과 곡선미, 부드러운 선의 붓 터치, 화려한 색감과 빛의 명암을 조화시켰다고 감탄한다.

이 책은 정보전달에도 충실, 저명한 식물학자뿐만 아니라 곤충과 식물 사진을 전문으로 찍는 사진작가의 감수를 받아 꽃이 달린 모양, 피어 있는 모습, 잎맥, 뿌리 등 정확한 모습을 보여준다. 또 계절별로 분류해놓아 식물의 계절별 흐름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가격이 부담이 되지만 10여년 동안 식물을 세밀하게 묘사하며 독립된 작품으로 완성도를 가진 그림을 만들기 위한 작가의 노력을 감안하면 그리 비싼 것도 아니리라. 현암사·1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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