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시즌 겨냥 휴먼 드라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vs '라디오 스타' 막상막하 대결 예상

멜러 장르라고만 단정지어 분류할 수 없는 휴먼 드라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과 '라디오 스타', 두편의 영화가 추석 극장가에서 관객들을 얼마나 울릴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흔히 코미디가 최고 먹히는(?) 시즌이라는 추석 명절에 '가문의 부활'과 '잘 살아보세'가 역시 관객의 표심을 노크하고 있지만 이번 추석에는 이들 두편의 영화가 만만치 않은 강세를 펼칠 것이라는 충무로의 기대감이 높다.

이미 개봉해 1주차를 맞은 '우행시'와 '28일 개봉을 앞두고 시사회를 통해 높은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라디오 스타'는 계절적 시기와 잘 부합하는데다 소재와 연출력, 배우들의 진심어린 열연으로 올 추석의 키워드는 '눈물'이라는 조심스런 흥행 예측을 가능케하고 있다.

두 영화가 관객에게 소구할 수 있는 매력 포인트를 짚어봤다.

시종일관 눈물짓게 하는 '우행시' vs 웃으면서 우는 영화 '라디오 스타'

'우행시'는 사형수 정윤수(강동원)와 개인적 불행의 과거를 갖고 자살을 수차례 시도하는 문유정(이나영)이 영화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팽팽한 긴장관계를 형성한다. 종국에는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어루만져 주는 두 캐릭터는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영화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밀리언 달러 베이비'나 이안 감독의 '브로크백 마운틴'이 그랬듯 영화는 엔딩 자막이 나가고 나서도 한참후동안 삶과 죽음 행복과 불행에 대해 잔상을 남기는 면에서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겨준다. 개봉관에서는 관객들의 훌쩍임이 매우 거세다. 일종의 남의 불행을 보면서 스스로를 위안하는 카타르시스 효과르 거두기도 한다는 평가다.

반면 '라디오 스타'는 영화를 보는 내내 유쾌하고 경쾌하다. 관록있는 배우들의 여유와 연기에 몰입하면서 배어나오는 진정성이 묻어난다는 것이 시사회의 반응이다. 한물간 철부지 록커 최곤(박중훈)과 그를 20년동안 가족보다 헌신하며 보살피는 매니저 박민수(안성기)의 가슴 저린 우정은 보는 관객들에게 살면서 간직해야 할 소중한 것이 있음을 일깨워준다. 어쩌면 화려한 스포트 라이트를 받으면서 부침의 세월을 보내온 두 주인공의 실제 모습과 캐릭터의 오배랩핑된 이미지가 더욱 사실적으로 다가온다는 반응이 쎄다.

이나영, 강동원 vs 박중훈, 안성기=영 드림팀vs 올드 드림팀

'우행시'의 이나영(26)과 강동원(24)의 나이를 합쳐도 '라디오 스타' 안성기(53)의 나이에 못미친다. 우행시 두배우가 살면서 경험하고 느껴온 것은 안성기의 신산한 것과는 비할 데가 없다.

하지만 '우행시'의 두배우는 놀라운 감정씬을 소화해냈다. 이나영과 강동원은 삶의 무게를 감당하기에 너무도 힘겨운 자신의 캐릭터를 구현해 내는데 손색이 없었다. 특히 강동원은 사형수 연기를 체화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비로소 '꽃미남'이라는 자칫 배우에게 부담스런 타이틀을 떼어내는데 성공했다는 반응을 이끌어 내 두배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1년여의 공백기가 그냥 쉰것이 아님을 입증하고 있는 이나영도 20대 여배우들에게서 끌어내기 어려운 감정연기를 보여주고 있어 박수를 받고 있다.

'라디오 스타'의 백전노장 박중훈과 안성기는 20년 40년씩 연기생활을 해온 베테랑들이다. 베테랑이어서 오히려 쉽게 가려는 경향이 있을 법하다고 예상한 사람도 있지만 이들은 이번 캐릭터에서 실제 자신의 삶의 한부분을 떼어내 세포분열 한듯 농밀한 연기의 진수를 보여줬다.

나이 어린 배우들인 이나영 강동원이 보여준 깊이있는 동세대를 넘어 윗세대에 어필하고 있고 관록의 배우 박중훈과 안성기는 생물학적 나이의 오래됨에도 불구, 여전히 재치있고 순발력있는 감각을 자랑하며 20대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우행시'는 이제 멜러 사상 최고의 스크린(520개)까지 확보해 흥행면으로도 내심 기대를 걸고 있고 '라디오 스타'는 이준익 감독이 전작 '왕의 남자'에서 보여줬듯 울림의 파장이 큰 황소걸음을 내디딜 채비를 하고 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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