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경기 적지만 도쿄돔 6경기 남아 해볼만

'이대로 무너지는가.'

일본 홈런왕을 노리는 이승엽(30. 요미우리 자이언츠)이 기어이 '숙적' 타이론 우즈(주니치 드래곤즈)에게 홈런 1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 28일 우즈가 연타석 홈런을 때려내며 41개로 이승엽에 1개 차로 앞섰다.

여건 상 우즈가 이승엽보다는 홈런왕 등극이 유력한 상황이다. 우즈는 이승엽보다 5경기나 더 남았다. 이승엽이 9경기, 우즈가 14경기를 더 치른다.

최근 홈런 페이스를 봐도 이승엽이 우즈보다 밀린다. 이승엽은 지난 18일 40호 홈런 생산으로 우즈를 5개차로 앞섰으나 이후 열흘이나 홈런 침묵을 지켰다. 반면 우즈는 지난 26일과 28일 연타석포 등 최근 6경기에서 6개의 홈런을 뿜어냈다. 게다가 이승엽은 왼무릎이 정상이 아닌 상태라 홈런 생산이 여의치 않다.

자칫 지난 1998년의 비극이 재현될 위기다. 이승엽은 98년 삼성 시절 7월까지 33개의 홈런을 때리며 24개에 그친 우즈(당시 두산)에 여유있게 앞서 있었다.

그러나 이승엽이 8월 3개, 9월 1개에 그치는 사이 우즈는 8월 7개를 때려내며 따라잡더니 9월 20일 해태(현 KIA)전에서 38호포를 날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우즈는 38홈런에 그친 이승엽을 제치고 당시 한 시즌 최다홈런 신기록인 42호로 용병 최초 홈런왕에 올랐다.

이승엽 해법은 '21홈런 기록한 도쿄돔 6경기서 몰아치기'

이승엽에게 마지막 남은 카드가 있다면 홈인 '도쿄돔'과 '몰아치기'다. 이승엽은 남은 9경기 중 6경기를 도쿄돔에서 치른다. 이승엽은 올시즌 도쿄돔에서 21개의 홈런포를 뽑아냈다. 원정보다 홈에서 홈런포가 불을 뿜었다. 이승엽 본인도 "바람이 없는 돔구장이라 홈런을 치기에 편하다"고 말했던 만큼 남은 홈 6경기에서 분발해야 한다.

비록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지만 이승엽도 몰아치기 하면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다. 아시아 홈런신기록인 56호를 뿜어냈던 지난 2003년과 54홈런을 기록했던 1999년이 좋은 예다. 2003년 이승엽은 10번이나 하루에 2개 이상의 홈런포를 뿜었다. 6월 10일 롯데전에서 3개를 몰아쳤고 5월 15일 LG와 더블헤더 경기에서는 4개를 뽑아냈다. 99년에도 8번 하루 2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또 이승엽이 올시즌 7개로 팀별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했던 요코하마와 홈 3연전도 오는 10월 3일부터 기다리고 있다.

이승엽이 막판 몰아치기로 '평생의 라이벌' 우즈를 제치고 일본 홈런킹에 등극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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