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택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이 국립대 교수직을 내던졌다. 이사장에 취임하기 위해서다. 얼마나 그 자리가 탐이 났으면 그랬을까. 결코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세간의 화제되고 있다.

그의 나이 이제 만51세에 불과하다. 교수로 치면 앞으로도 정년이 14년이나 더 남아있는 셈이다. 반면에 개발센터 이사장의 임기는 3년밖에 안된다. 그 임기마저도 정권이 바꿔지면 다 채울 수 없는 현실이다.

우여곡절 끝에 이사장 취임

그런데도 그는 어째서 선망의 대상인 교수직을 과감히 버렸을까. 이에 대해 그의 답은 간단명료하다. 오로지 제주도와 국가발전을 위해서라는 것이다. 그는 “아무것도 관련을 맺지 않으면서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에만 몰두하겠다”고 의욕을 밝혔다. 참으로 가상한 일이다.

그러나 이말을 액면그대로 믿는 도민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무엇보다 그는 정치적인 성향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우근민 도정때 정무부지사를 지낸 전력때문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04년 5월 제주도지사 재선거때 여당 후보 경선에 나섰다. 객관적인 승산이 빈약한 상황이었지만 그때도 정무부지사직을 내던지고 도전했다. 떨어져도 ‘도로 교수’가 될수 있었기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경선결과 그는 4명의 후보가운데 꼴찌를 했다. 그런데도 올 5·31 지방선거때 다시 출마설이 나돌기도 했다. 그의 출판기념회가 세몰이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이사장 취임도 정치적 재기를 위한 발판으로 보는 시각이 없지 않다.

그도 이를 의식한듯 “정치적인 해석은 삼가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그러나 김이사장이 진정으로 도민의 신뢰를 얻으려면 처신을 잘해야 한다. 거창한 말보다 실적으로 진실을 보여줘야할 것이다.

그는 2003년 2월 공모를 통해 정무부지사에 화려하게 취임했다. 그때도 그는 뭐라고 말했는가. “국제자유도시의 성공을 위한 외자유치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또 전공인 1차산업 진흥에도 심혈을 쏟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과연 재임기간에 외자유치를 얼마나 했는가. 물어보나 마나 ‘꽝’이다. 그렇다면 감귤산업은 어땠는가. 가격폭락으로 사경을 헤맸다.

일은 그렇게 말로만 해서 되는게 아니다. 또 포부만 크다고 성취되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실천의지와 추진력이 중요하다.

오로지 업무에만 전념해야

지금 개발센터에는 현안과제들이 산적해있다. 그 만큼 김이사장에게 지워진 역할과 책임은 막중하다. 당장은 민자유치와 국비확보가 선도프로젝트의 관건이 되고 있다.

또 서귀포 예래휴양형주거단지 개발사업과 1조9000억원의 외자가 투입될 신화역사공원등도 마찬가지이다. 어느것 하나 정상적으로 속도를 내지못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첨단과학기술단지도 첫삽만 떴을뿐 겉돌고 있다. 운영방안과 외국 첨단기업 유치를 위한 후속작업이 미뤄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김이사장은 정치에 한눈팔지 말고 오로지 일에만 전념해야할 것이다. 이번이 제주 발전을 위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헌신한다면 의외로 또다른 기회가 열릴수도 있다. 교수직을 버리는 강단이면 무엇이든 못하겠는가. 이왕지사 그렇게도 하고 싶은 일이라면 어디 한번 여한없이 맘껏 해봐야할 것이다. 이제는 다시 돌아갈 교수자리도 없는 처지다. <진성범 /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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