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도하 아시안게임 겨냥한 가나전 베어벡 호, 수비진 총체적 불안

가나를 막아내기에 선수들이 너무 '젊었다'.

골키퍼 김영광(전남)의 선방이 나왔을 뿐. 포백 수비의 촘촘한 조직력이나 상대 볼을 차단하는 중원은 없었다.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의 4개월만의 리턴매치에서 핌 베어벡 감독은 2006 도하아시안게임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했다. 11일 시리아와의 2007 아시안컵 5차전에 뛰지 못하고 9일 독일로 돌아가는 차두리와 박주성(광주)을 제외하면 9명이 아시안게임 멤버일 정도.

젊은 피로 '반전'을 노렸던 베어벡 감독의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다. 한국은 하프라인을 넘기도 버거워 할만큼 이렇다할 공격 찬스를 갖지 못했고 가나의 날카로운 돌파와 크로스에 번번이 수비진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염기훈(전북)-정조국(서울)-이종민(울산) 스리톱도 눈을 끌었지만 새롭게 선보인 포백 라인도 관심의 대상이 됐다. 베어벡 감독은 중앙 수비수에 김동진과 김진규를 세웠고 좌우 윙백에는 박주성과 차두리를 기용했다.

그러나 이를 뚫으려 나선 가나의 최정예 부대는 강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에서 활약하고 있는 가나의 기둥 에시엥을 필두로 스테판 아피, 문타리 킹스턴은 탄탄한 중원을 책임지며 한국의 미드필더 이호, 백지훈, 오장은을 압도했다. 중원에서 양쪽 사이드나 중앙으로 찔러주는 패스는 예리했고 한국의 중원은 이를 끊어내지 못했다.

이날 첫선을 보인 박주성-김동진-김진규-차두리 조합 역시 가나의 공격진에 무참히 뚫렸다. 특히 가나의 사이드 공격수로 나선 킹스턴과 문타리의 예리한 크로스가 문전으로 향할때 대부분 선수를 놓쳐 결정적인 골찬스를 허용했다. 세트플레이 상황에서도 무너지는 것은 마찬가지. 후반 12분 킹스턴의 코너킥이 문전으로 날아들때 김진규는 이를 걷어내기 위해 헤딩을 시도했지만 결국 에시엥의 머리에 맞으며 가나의 두번째 골을 허용했다.

이날 수비수로서 처음 대표팀에 모습을 드러낸 차두리(마인츠) 역시 수비수로서 아직 자리매김을 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오른쪽 윙백으로 나선 차두리는 자신의 별명 답게 '폭주 기관차'처럼 수비라인과 공격라인을 넘나들며 열심히 뛰어다녔지만 상대 공격수를 자주 놓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경기를 직접 관전한 김호 전 수원삼성 감독은 수비에서의 문제점을 강하게 지적했다. 특히 이날 중앙 수비수로 나란히 나선 김진규와 김동진이 효과적으로 경기 조율을 해내지 못했다는 것. 김호 전 감독은 "중앙수비수가 2명 있으면 한명은 게임 전반을 읽고 리딩 할 줄 아는 리더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두 선수 모두 그역할을 전혀 수행해내지 못하고 있다'며 "두 사람의 조합이 전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진한 전 전남 수석코치 역시 "김동진이 중앙 수비수로서 게임 전반에 대한 위치 선정등 선수들에게 활발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하는게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차두리에 대해서도 "경험 부족때문인지 아직 자기 위치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결국 베어벡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김동진을 제외하고 경험이 많은 김영철(성남)을 투입, 반전을 꾀했고 후반 25분에는 박주성도 빼고 김치우(인천)를 넣었다. 그러나 후반에만 한국은 3골을 내주며 별다른 교체의 효과는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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