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제주작가회의 4·3문학기행

4·3문학기행이 제주작가회의(회장 오영호) 주관으로 지난 14일 성산포 일대에서 열렸다.

제주작가회의 회원과 시민 등 70여명이 참가한 이날  4·3문학기행은 성산읍 터진목을 시작으로 중산간과 바닷가에 흩어진 4·3유적지를 돌아보고 섬에 불어닥친 4·3의 광기의 역사를 돌아보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이날 기행에서는 시인 강중훈·김광렬·김석교·김명숙씨 등 성산포 출신 작가들의 4·3영령에 대한 묵념, 헌시 낭송, 4·3문학이야기, 가수 최상돈씨의 4·3노래 공연 등이 마련됐다.

이날 문학기행에 초대된 강중훈 시인(제주문협회장)은 1949년 당시 자신의 아버지와 친족들이 터진목에서 무참히 죽임을 당했던 상황을 설명, 기행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덧붙여 강중훈 시인은 “4·3때 돌아가신 분들이 있기에 오늘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4·3의 현장을 돌아본다는 생각에 그치지 말고 4·3이 우리에게 무슨 교훈을 주는가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강 시인의 말을 듣는 동안 기행자들은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학살터, 처형장이었다’는 사실에 놀라는 표정이었다.

제주 제1의 명승지로 꼽히는 성산포가 일제 강점기때는 일제에 의해, 4·3때는 서북청년단에 의해 깊은 상처를 안고 있다는 사실은 기행자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한 동안 술렁대던 말소리는 “그대 그 섬에 있긴 한가/ 어느 보름질 떠도는가/ 돌아오라”로 시작된 최상돈씨의 4·3노래가 뒤를 이으면서 점차 숙연해졌다.

이날 문학기행은 성산일출봉 아래 우뭇개동산과, 옛 성산국민학교 건물, 동복리의 속칭 ‘바람타는 폭낭’으로 이어지며 ‘그 날’의 참상의 알렸다.  4·3문학기행은 4·3문화예술축전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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