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언어 자원의 다원화’학술세미나

‘다슬기’는 지역에 따라 부르는 말이 다르다. 경남에서는 ‘고동, 고등, 고딩’이라 부르고, 경북과 강원에서는 ‘골뱅이’라 부른다. 충청 지역에서는 ‘올갱이, 올강, 올뱅이’라 부르고, 제주에서는 ‘가매기보말, 민물보말’로 부른다.

이렇듯 지역의 문화에 따라서 ‘다슬기’의 이름이 매우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다. 현행 표준어는 그러나 지역의 다양한 문화를 껴안지 못하고 있다.

이는 하나만(표준어) 취하고 나머지를 버린 때문이고, 언어 종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은 데에 따른 폐해다.

지난 26일 제주대학교 인문대학 세미나실에서 국립국어원이 주최한 ‘언어 자원의 다원화’를 위한 학술 세미나는 정부의 표준어 정책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반성해보고, 올바른 어문 정책의 방향은 무엇인지 곱씹어보는 자리였다.

이날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국의 표준어 정책이 단순표준어 중심으로 돼 있어 다른 지역의 언어를 배척하는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고, 서울 중심의 언어정책이 강조되면서 다른 지역 주민들의 언어는 여전히 갇혀 있다고  주장(이태영 전북대 교수)했다.
 
현행 표준어규정 역시 우리말에 ‘교양인’, ‘두루쓰는 말’, ‘현대’, ‘서울’이라는 4개의 족쇄를 채워놓은데 있고, 규정을 법률처럼 너무 엄격히 제정한데 문제가 있다(손중선 대구교육대 교수)는 견해도 나왔다.

그렇다면 올바른 어문 정책을 위해서는 어떤 움직임들이 선행돼야 하는가. 참석자들은   ‘언어 생태계’의 새로운 변화와 언어 종의 다양성을 한 목소리로 주문했다.

이 교수는 그  방안으로 한민족 언어문화공동체를 위한 한민족 공통어 제정과 정보화 시대를 대비한 공통어 제정, 문화 다양성을 존중하는 공통어 제정, 문어와 구어, 일상어를 아우른 공통어 제정 등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에서는 「방언 어휘 연구」, 「방언 사전」과 같은 공통어를 위한 용역이 이뤄져야 마땅하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겨레말큰사전」사업도 단순한 종이사전의 편찬이 아닌, 한민족 공통어를 수립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학술세미나는 제주민속문화의 해 행사 일환으로 마련됐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