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관 처음으로 유해발굴 착수...4.3예비검속 도민 300여명 희생 추정

   
 
  대전골령골 학살사건 희생자 개토제 및 위령제가 1일 오전 10시 산내초등학교에서 열렸다. <대전에서 박미라 기자>  
 
한국전쟁 발발후 영문도 모른채 희생, 60년 가까이 묻혀졌던 억울한 대전 골령골 영혼들의 진실이 규명될 전망이다.
 
'제57주기 8차 대전산내(골령골)학살사건 희생자 개토제 및 위령제'가 1일 오전 10시 비 뿌리는 궂은 날씨속에서 제주4.3희생자유족회 200여명을 비롯한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 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 여수.순천유족회 등이 참가한 가운데 대전 산내초등학교에서 열렸다.
 
이날 위령제는 대전 산내학살사건의 진상을 밝혀낼 유해발굴 사업의 개토제와 함께 열렸다는 점에서 그 어떤 위령제보다 의미있는 자리였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6월29일~7월1일 4.3학살터로 사용된 형무소 등 전국의 4.3유적지를 둘러보고 1일 오전 8시 대전 골령골 도민 300여명이 희생당한 학살터에서 위령제를 지냈다. <대전에서 박미라 기자>   
 
대전 산내 학살사건은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2주만인 1950년 7월 첫째주에서 중순에 걸쳐 제주4.3 관련 수형인을 비롯해 예비검속된 충청도 각 지역의 보도연맹원 등 대전 형무소에 수감됐던 민간인이 골령골에서 대량 집단 학살되고 암매장된 사건이다.
 
당시 희생자는 적게는 1800명에서 많게는 7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제주도민 희생자만 300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전 산내 학살사건은 그간 묻혀있다가 미국의 비밀문서가 공개되고 4.3유족들의 진상규명 촉구 등 노력이 이어지며서 최근들어 수면위로 드러난 사건이다.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이에 따라 일명 '대전 형무소 사건'에 대해 116건의 진실규명 신청을 받고 정부기관으로는 처음 유해발굴에 착수키로 결정했다.
 
유해발굴은 충남대 산학협력단이 주관하게 되며, 10월까지 발굴 및 발굴보고서 작성 등 현지조사가 이뤄진다. 발굴유해는 내년 4월까지 키, 나이, 성별 등을 확인하기 위한 인류학적 감식에 돌입, 충북대 유해감식 및 관리단 연구실에 보관된다.
 
유족들은 이번 국가차원의 유해발굴로 당시 학살규모를 비롯해 제주에서 끌려가 억울하게 희생된 제주4.3 행방불명 원혼들의 억울함을 풀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4.3희생자 유족들이 1일 오전 8시 대전 골령골에서 위령제를 지내며 흐느끼고 있다. <대전에서 박미라 기자>  
 
집단학살이 이뤄진 대전 골령골 지역에는 지금도 밭을 갈때면 사람의 유해가 발견되고 있으며, 교회 등을 짓기 위한 공사로 상당부분 희생터가 훼손되면서 유족들의 반발을 사왔다.
 
이날 개토제에 참석한 김원웅 의원은 "제주4.3사건은 사건이란 딱지표를 떼고 5.18 등과 같이 의거로 인정받아야 하며, 희생자에 대한 적절한 배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4.3희생자들이 5.18 등과 같이 억울한 희생에 대해 배상받을 수 있도록 꼭 입법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천명, 제주도민 유족회의 박수를 받았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6월29일~7월1일 2박3일간 마포형무소를 비롯해 경산 코발트 학살현장, 광주형무소터 등 제주도민이 희생된 학살터 등 4.3유적지를 순례했다.
 
또 개토제 및 위령제에 앞선 오전 8시 4.3대전 골령골 학살터에서 4.3희생자의 원혼을 위무하는 위령제를 모셨다 .<대전-박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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