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족은 2001년 7월에 제주로 내려왔다.
제주의 귀신이 되려고 말이다.-
벌써, 햇수로 7년이 지나고 있어 나는 정말 내가 제주도 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는 어제 문상 갔던 곳에서 만난 제주도 선생님으로부터 가슴 끝이 서늘한 말을 들었다.
“어떤 분이 제주도 분이 두 분이나 오셨네요.”
“장수명은 제주도 사람이 아니고 영주사람입니다.”
몹시도 서운하고 불쾌했던…….
그렇다.
내가 잊고 있던 내가 태어 난 곳 ‘영주’
그 분이 그렇게 일깨워 주고 있었다. 결혼을 하고 집을 떠나 있으면서 어디에 살고 있는지 그 주거지가 내가 처한 곳이 되었었는데 그분은 나의 태생지를 밝혀주고 있었다. 친절하게도.
순간, 가슴에서 싸한 바람이 불었다.
언젠가 2년 전쯤이었을 것이다. 그 때도 그분은 그렇게 말했었다.
내가 잠시 잊었던 것이지, 내 잠재의식에서 그날, 그때, 그 분위기가 서서히 깨어났다.
제주도에서 태어난 토착 분들과도 잘 어울리고, 서로 마음을 주고받는데, 유독 그 분은 무엇 때문에 제주도가 아닌 말하지도 않는 영주라는 단어를 끄집어내는지?
축구 경기를 보면 제주프로팀 제주유나이티드를 응원을 했고, 귤 값이 떨어지면 그 분들 못지않게 속이 탔고, 제주도의 뉴스에 귀를 온통 쫑긋 세운 7년의 시간들이었다.
그런데 매번 느끼는 이런 이분법적 모순.
씁쓸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
이제부터 나는 제주도민이라고 말할 것이다. 제주도인은 그분이고, 나는 제주도민이라고 말이다.
그 분이 못마땅해 해도 어쩔 수는 없다.
나의 주민등록증 주소가 나의 운전면허증 주소가 모두 제주도 서귀포시 ****** 로 되어있으니 말이다.
이제부터 나는 제주도민이라고 말할 것이다. 제주도인은 그 선생님이고, 나는 제주도민이라고 말이다.
<장수명·동화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