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유해 및 명찰과 신발 단추 등 다양한 유품 발견 현장 공개
집닥학살 1800명에서 최대 7000명 중 4·3수형인도 300여명 추정

한국전쟁 당시 최대 민간인 집단희생지로 알려진 대전시 산내 골령골에 유해발굴이 진행중인 가운데 모두 4곳에서 유해 35구가 발굴, 4·3유족들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산내 골령골 희생자 중에는 제주4·3관련 수형인 300명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송기인·이하 진실화해위원회)는 29일 대전시 산내 골령골 유해발굴 현장을 공개, 제 3·4·5·7지점 등 4곳을 발굴한 결과 이중 3·5지점에서 모두 35개체 이상의 유해와 유품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대전시 산내 골령골 유해발굴은 한국전쟁 당시 발생한 민간인 집단희생사건인 ‘대전형무소사건’의 진실규명을 위해 지난 6월25일부터 진실화해위원회 유해발굴조사단 충남대 발굴팀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대전형무소 사건은 1950년 7월 초순경 대전시 동구 낭월동 산내 골령골에서 당시 대전형무소 제소자 및 인근지역 보도연맹원들이 국군·경찰에 의해 집단희생당한 사건으로, 1800명에서 최대 7000명까지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는 비극적 사건이다.

특히 희생자 중에는 제주에서 끌려간 4·3관련 수형인도 다수 포함됐는데, 유족들의 증언에 의하면 제주도민 희생자도 3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때문에 4·3희생자유족회는 8차례에 걸쳐 대전 골령골 학살터를 방문, 생사조차 알 수 없는 행방불명 4·3수형인의 위령제를 지내왔다.

현재까지 발굴된 유해는 모두 35구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명찰과 신발, 단추 등 다양한 유품이 발견됐다.

특히 제3지점 유해발굴 주변에는 탄약이 다수 발견되는가 하면 유해가 층층이 겹쳐진 상태로 발굴, 집단희생이 정황이 뚜렷이 드러나고 있다.

또 매장지 부근에서 ‘中’자가 표기된 단추, 성년에 비해 작은 유해가 발견돼 희생자중 미성년자가 포함됐을 것이라는 추측도 이어지고 있다.

이외에도 이름이 새겨진 명찰 등도 발견되면서 유해신분추적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정확한 신원은 내년 4월경 인류학적 감식작업이 마무리된 이후에야 확인할 수 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집단희생지 중 가장 많은 유해가 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제1·2지점에 대한 발굴이 토지소유주의 동의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1·2지점 발굴이 본격화되면 대전형무소 사건의 진상규명에 보다 탄력이 가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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