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국립민속박물관, ‘제주어와 제주민속’국제학술대회

“사멸 위험에 처한 언어를 살리기 위한 풀 뿌리적인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 국가 및 국제적인 관심도 중요하나 지역 조치가 필수적이며 가정에서 쓰이지 않는 언어는 생존할 수 없기에 각국 영역이 보호되어야 한다.”

다니엘 뉘에첼 독일 레겐스부르크 대학 교수는 제주특별자치도·국립민속박물관의 공동 주관으로 11일 제주 남서울호텔에서 개최한 ‘제주어와 제주민속의 변화 그리고 보존’주제 국제학술대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다니엘 교수는 “지역 자체의 화자 및 문화에 대한 자연적인 서식지가 보존되어야 하며, 언어학자들은 언어들이 소멸하지 않도록 하는 전략을 개발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발표자인 이상규 국립국어원장은 “절멸 위기의 언어인 제주어를 다양한 방식으로 공개할 뿐 아니라, 지역민이 가담한 보존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 원장은 “이미 제주도민이 한 마음으로 제주어를 살려야 한다는데 동의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 가능성은 매우 밝다”면서 그러나 “가족의 언어에서 학교의 언어로 활용되지 않는다면 언어의 지속 보존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그는 “이중언어 교육의 목표로 사회교육 현장에 연장이 될 수 있도록 교육기관의 협조가 필요하며, 제주어를 제주 관광 상품으로 연결함으로써 그 생명을 충분히 연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어의 세계적 가치 발굴을 위한 추진 전략이 필요하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귀배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문화팀장은 “제주어가 지닌 가치를 재발견하기 위해서는 우리 것이 최고라는 막연한 자부심에 머물러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동일한 문화권에 속해 있는 인접 국가와 세계여타 국가들의 유사한 언어와의 비교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이를 통해 과연 어떠한 측면에서 제주어가 언어학적, 음성학적으로 어떠한 우수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이를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무형유산협역사업에서 무형유산대표목록이나 긴급보존이 필요한 목록으로 등재되기 위한 전략으로 △종합적·장기적인 계획 수립 △미래세대에 대한 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인식제고 △국제적 파트너쉽을 통하 홍보 강화 등을 주문했다.

강영봉 제주대학 교수는 제대로운 제주어 보존과 활용을 위해서는 제주어 표기법 제정, 학교 교육 활용, 구어체 교제 개발, 체계적인 조사와 자료집 발간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제학술대회에서는 이외에 중국 정부의 운남성 소수민족 언어 보존 방향, 오키나와 지역어와 민속 보존 방안, 베트남 소수민족 언어의 상황과 정책에 대해 각국 학자들의 발표가 잇따랐다.

한편, 국제학술대회 둘쨋날인 12일 오전10시부터 제주민속문화 관련 세미나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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