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12월 19일 대선을 치렀다. 이제 다음달 2월 25일이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다.

그런데 새 정부 인수위의 과한 의욕 때문일까, 연일 쏟아져 나오는 뉴스는 쉽게 수긍할 수 없는 부분들이 너무 많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것은 당연하다. 새 술을 기존에 담았던 통에 또 담으면 쉬이 맛이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라는 것, 문화라는 것, 우리가 살면서 익혀 온 것들을 하루아침에 바꾸고 새로 익혀야 한다는 것은 그리 쉽고 단순한 일이 아니다.

며칠 전 이경숙 인수위원장은 ‘영어교육은 국가경쟁력이다.’라는 말을 했다. 물론 영어권 국가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국민이 영어를 잘 한다고 국가경쟁력이 더 커진다는 발상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말이다. 그럼, 지금 영어를 쓰는 국가는 모두다 선진국인가? 우리국민 모두가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다. 어째서 온 국민이 영어에 목을 매는지 말이다.

외국어는 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필요해서 모국어 말고 또 다른 언어를 익히고 필요에 따라 활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는 마치 모든 국민이 영어를 잘해야만 한다는 식이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게다가 교육현장에 영어만 잘하면 자국민이든 외국인이든 가리지 않고 채용하겠다니 어디 말이 되는 소린가? 도대체 교육이라는 개념을 어디에 두고 이런 발상들을 하는지 심히 걱정스럽다.

교육은 그 나라국민성을 함양하고 고취시키는 목적도 갖는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 교육을 아무런 검증도 안 된 사람들에게 맡긴다는 것이 어디 말이 되는 일인가 말이다. 10년, 20년, 교육의 백년대계를 생각한다면 좀 더 신중히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할 일이다. 언어는 그 나라의 국민정신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일제 강점기에는 타의에 의해 우리말 사용이 금지됐지만 지금에 와서는 새 정부 스스로 언어의 식민지화를 자청하겠다는 말인가?

우리의 글,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된 위대한 언어다. 발음과 글자가 같아서 언어의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영어보다도 일어보다도 중국의 한자어보다도 그 순위가 높다고 보고 된바있다. 이렇게 좋은 문화유산을 두고 하루아침에 온 국민이 영어를 못하면 무능력자로 전략해 버리는 정책을 펼치려는 인수위의 진정한 의지는 무엇인가?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는 말이 있다. 좀 더 신중하고 여유를 가지며 차근차근, 하나하나 짚고 또 짚어서 정말 차기 정부가 어떤 업적을 새겨 놓을지를 고민하고 정책을 펼쳐나가길 바라고, 바란다!   <동화작가: 장수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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