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선거 운동에 유권자 시큰둥…정책홍보 보다는 이름 알리기 ‘전화 공세’ 불만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4·9총선)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좀처럼 선거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평범하지 않았던 공천 과정 등 관심을 끌만한 요인도 모자라지만 막상 본격 선거 운동 기간에 돌입하고 나서도 정책을 앞세운 경쟁보다는 이름 알리기를 위한 막무가내 전화 공세로 유권자들의 외면을 사고 있다.

전화 여론조사를 가장한 사전 선거운동에 대해 첫 실형이 선고된 가운데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전화 홍보는 오히려 선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가호호 전화를 걸어 각 후보 진영이 알리는 것은 “기호 *번 ×××후보 지지를 부탁드린다”는 말이 전부. 여론조사까지 포함해 선거 관련 전화만 하루 평균 3~4통 넘게 걸려오다 보니 선거에 대한 관심보다는 짜증이 앞선다.

‘선거 때만 반짝 고개를 숙이는’길거리 유세에 대한 냉담한 반응도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도심 곳곳에 걸린 현수막 역시 ‘보행이나 안전 운전에 지장을 준다’는 민원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젊은 유권자들이 선거에 관심을 갖지 못하면서 온라인 홍보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인터넷 실명제가 자리를 잡으면서 댓글 비방 등은 사라진지 오래됐으며 인터넷 게시물 등과 관련한 선거법 위반 행의 역시 눈에 띄게 줄었다.

대학가 역시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 선거가 시작되기 전부터 특정 후보지지 선언을 한 총학생회 간부 등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데다 새 학기가 시작 된지 얼마 되지 않으면서 선거 아르바이트조차 시들한 실정이다.

자영업을 하고 있는 박치현씨(34·제주시 일도2동)는 “오후 시간에 걸려오는 전화 중 절반은 선거와 관련됐을 정도”라며 “메니페스토다 뭐다 하는데 결론은 기호와 이름을 알리는 게 전부여서 실망했다”고 말했다.

고 미 기자 popmee@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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