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문화제 현장에서

불이 꺼지지 않는 이유는 3가지다.

우선 탈 물질이 있으며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고 발화점 이상의 온도만 있으면 불은 꺼지지 않는다.

도내 촛불문화제의 촛불이 꺼지지 않고 날이 갈수록 큰불이 되는 이유는 3가지가 충분히 공급되기 때문이다.

우선 그들은 당당하다. 당당함은 자신을 태울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다.

경찰이 불법시위로 규정한 지난 31일 거리시위에서 도민들은 촛불을 앞세워 당당히 거리를 걸었다. 

아이를 안고 거리시위에 참가한 어머니는 "불법을 저지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부모가 어디 있겠느냐"며 "이것은 불법이 아닌 불합리한 제도에 저항하는 법을 가르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는 지역민들의 지지다. 지지기반이 없는 시위는 산소 없는 불꽃처럼 금방 꺼져 버린다.

이날 거리시위는 지나가는 행인과 지역상인들의 지지를 받았다.

한쪽 차도를 막고 거리를 행진했지만 불평하는 운전자는 찾아보기 힘들었고 일부 상가에서는 함께 구호를 외치며 참여했다.

길을 걷다 시위에 참가한 김모씨(24·여)는 "촛불문화제에 참가하고 싶었지만 사정이 있어서 못갔다"며 "거리 시위에라도 참가해 서울에 있는 시위대에게 힘을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세 번째 미국산 쇠고기 반대에 대한 도민 열망이 뜨겁다.

촛불문화제에서 사용하는 초는 일반인들의 기부로 구입됐고, 익명의 교사가 보낸 240개의 생수 등은 도민사회의 열망을 반증했다.   

고등학교 3학년 이모양(17)은 "내 건강을 지키는데 학생이라고 참가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매일 참가해 사람들에게 사실을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과 자신을 지킬 줄 아는 순수한 열정이 있는 한 촛불을 끄기는 어려울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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