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6·10항쟁기념 미국산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문화제 사상 최대 규모

   
 
   
 
6·10항쟁 21주년을 기념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며 불붙은 '촛불'의 힘은 컸다.

10일 오후 7시부터 제주시청 어울림마당과 서귀포시 1호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는 전국적으로 '제2의 6월 항쟁'을 선언하고 10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을 끌어 모았다.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듯 잔뜩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날 행사 촛불문화제 사상 최대 인원이 운집했다.
제주시 참가자들은 어울림 마당 공간을 넘어 시청 버스 정류장 도로까지 넘쳐 났으며 손에 든 초에 불을 밝히고 사회자의 구령에 맞춰 가만히 흔드는 것으로 정부의 조치에 대한 무언의 항의를 했다.

유모차를 끌고 무등까지 태우며  어린 자녀를 행사장에 동반한 부모에서부터 그동안 참여가 저조하다는 곱지 않은 지적을 받아왔던 대학생, 젊은 세대의 단체 행동이 눈에 곱지만은 않았을 지긋한 연배의 노년층까지 모두 한마음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와 이명박 퇴진 등을 외쳤다.

김병주 제주대 사범대학 부학생회장(24)은 "대학생들이 취업 준비 등에 몰두하면서 상대적으로 참여가 저조했다"며 "참여하지 않았다고 대학생들의 생각이나 의지가 모자란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21년 전 6·10항쟁에 참여했었다는 오운길씨(63·제주시)는 "그때도 이만큼 모였던 것 같다"며 "쇠고기 수입 문제는 단순히 건강 문제를 넘어선 국가 주권과 관련이 있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참가해 뜻을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00여명이 모여 뜻을 같이한 서귀포시 촛불문화제에는 6월 민주항쟁 정신계승을 위한 서귀포시민모임이 서귀포농협 3층 회의실에서 민주항쟁 서귀포기념행사에 이어 행사에 참여하면서 의미를 더했다.

이들은 6월 항쟁 21주년 기념 비상시국 선언문을 통해 "전국 방방곡곡에서 '호헌철폐'와 '독재타도'를 외치던 함성이 생생하다"며 "21년전 6월 항쟁을 기념하는 이 순간에 또다시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서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4시 관덕정 앞에서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한 '이명박정권 심판 제주도민 비상 시국회의(이하 도민비상시국회의)'가 열렸다.

도민비상 시국회의는 제주지역시민사회단체 제안으로 추진돼 10일 오전까지 제주지역 35개 시민사회단체, 610명으로 구성됐다.

도민비상시국회의는 구성과 함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재협상 및 한미FTA-농업말살정책 중단 △4·3위원회 폐지 시도 철회 및 올바른 4·3 규명 △공공부문 민영화·사유화 중단 △교육시장화 정책 철회 △영리병원·의료민영화 추진 중단 △해군기지 건설 철회 △대운화·반환경 규제 완화 철회 등 7가지 비상시국 핵심 요구 사항을 발표했다.


 김경필 기자 kkp2032@jemin.com
 김동은 기자 kde@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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