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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리가 아니라 '희망'입니다"[2009 희망을 쏜다]1.새해 첫 월요일 새벽버스 김승필 기사
김동은 기자
입력 2009-01-05 (월) 19:01:28 | 승인 2009-01-05 (월) 19:01:28

어렵다. 전문가들은 올해가 외환위기때보다 더 힘든 한 해가 될 거라는 우울한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경기침체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서민들은 벌써부터 '힘들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차가운 겨울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처럼 도내 경제도, 사회도 휘청이고 있다. 그러나 더 높이 뛰어오르기 위해선 잠시 몸을 낮추는 법이라며 희망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기축년 새해, 소처럼  묵묵히 맑은 눈으로 희망을 쏘아 올리는 사람들을 만났다.

 

새벽시장으로 일터로 학교로 '서민의 발'

"부지런한 사람들 보면 보람 느껴"

   
 
  새해 첫 월요일 첫 버스를 운전하는 김승필 기사. 경기침체로 모두가 힘들다고 하지만 새벽 첫 차를 타는 부지런한 사람들의 모습에 마음이 뿌듯해진다고 한다.
  조성익 기자 ddung35@jemin.com
 
 
"새해 첫 출근하는 사람들이 있어 더 신경이 쓰이네요"

어둠이 걷히지 않은 5일 오전 5시30분, 삼영교통 버스 차고지에서 이곳저곳 차량을 점검하는 김승필 기사(43)가 차가워진 손으로 엔진오일과 타이어 공기압 등을 확인하며 말한다.

특히 이날은 올해 첫 월요일이라 경력 12년차인 김씨의 마음도 설레긴 마찬가지다.

김씨는 "출발하기 전 안전점검을 제대로 해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며 "이젠 소리만 들어도 버스 상태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버스는 오전 6시10분 법원을 출발하는 500번 버스다. 법원을 출발해 중앙로, 관덕정을 거쳐 한라대, 다시 제주대까지 이어지는 장거리 노선이다.

김씨가 시동을 걸자 '부릉'하며 힘차게 엔진이 돌았다. 새벽 첫차는 한산한 도로를 유유히 달렸다.  

첫차는 '서민'의 모습을 하고 있다. 밭, 병원, 인력시장 등으로 일을 나가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첫차는 도시의 적혈구에 비유된다.    

김씨는 "첫차 타는 사람들은 대부분 고정돼 있다"며 "서로 얼굴을 알아보고 '오늘은 누가 안 탔다'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버스가 중앙로에 도착하자 새벽에만 열린다는 도깨비 시장이 한창이다.

양손 가득 짐을 들고 버스에 오른 김모씨(42·여)는 "속이 꽉찬 양배추 3개를 1000원에 샀다"며 "일 가는데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몇 정류장을 지나자 노부부가 버스에 올랐다.
'밭에 가는 길'이라는 60대 노부부는 "시외버스로 갈아타기 위해 매일 버스를 탄다"며 "첫차를 타는 사람들은 모두 부지런하다. 우리도 새해에는 더욱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보면 내 마음도 뿌듯해 진다"며 "그들의 희망을 내가 싣고 다니는 것 같아 행복하다"고 웃었다.   

출발한지 1시간여가 지나자 한라대다. 종점에는 보충수업을 위해 새벽부터 버스를 기다린 여고생도 만날 수 있었다.

김이정 학생(영주고 1학년)은 "이 버스를 타야 보충수업에 늦지 않는다"며 "대학에 가기 위해 인문계 아이들과 경쟁해야 한다. 그래서 더 노력하고 있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오전 7시15분, 어둠이 걷히고 날이 밝아오자 김씨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새해 소망을 이야기했다.

김씨는 "쉬는 시간을 포함해 하루 16시간 가량을 일하지만 중학생, 초등학생인 두 딸을 생각하면 힘들지 않다"며 "가족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동은 기자 kde@jemin.com

김동은 기자  kdeun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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