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희망을 쏜다] <8>탐라장애인복지관 장애인 휠체어 농구단

   
 
  ▲ 제주지체장애인협회 장애인휠체어 농구단 선수들이 9월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금메달을 따겠다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15일 오후 7시 제주시 탐라장애인복지관 체육관이 갑자기 시끄러워졌다.

'둥둥' 농구공 튕기는 소리와 '철컥'하는 휠체어 소리에는 '후끈한' 땀냄새가 배어 있다. 일찍 어두워진 밖은 찬바람에 겨울이 완연한데 체육관 안은 어느새 봄을 지나 여름으로 가고 있다.

"패스, 그렇게 가면 안돼"

때마침 주장 송창헌씨(28)의 목소리가 커졌다.

선수들은 '자신의 발'인 휠체어 바퀴를 힘차게 밀며 달렸고 공은 링에 꽂혔다.

제주지체장애인협회 장애인휠체어 농구단 선수들이 오는 9월 전남 여수에서 열릴 예정인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앞서 연습이 한창이다. 일주일에 4번, 하루 평균 3∼4시간을 연습과 체력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휠체어 농구라고 우습게 봤다간 큰코 다친다. 경기가 시작되면 경기용 휠체어는 일반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재빠르게 움직인다. 수비를 하다 휠체어끼리 부딪히기라도 하면 '캉캉'거리며 둔탁한 쇠소리가 났다.

골밑은 지난해 12월까지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하다 모처럼 고향 제주팀으로 들어온 김지남 선수(34)가 지키고 있다. 김 선수는 휠체어 위라는 것은 느끼지 못할 만큼 격렬한 몸싸움에 이어  멋진 리바운드로 팀의 사기를 북돋웠다.

이처럼 격렬하고 빠른 경기 호흡, 경·중증 장애인들이 다함께 참여하는 휠체어농구를 사람들은 장애인 스포츠의 꽃이라고 부른다.

주장 송씨는 "경기시작을 알리는 점프볼 등 일부 규정을 제외하고 일반 농구경기와 똑같다"며 "규정상 경증 장애인과 중증장애인이 함께 섞여 팀을 짜야하기 때문에 장애인 누구나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 농구선수에게 손은 공을 잡는 역할을 하지만 휠체어 농구선수의 손은 잡고 달리는 역할까지 해야 한다.

때문에 농구화 바닥이 시커멓게 변하듯 휠체어 농구선수의 손은 까맣다. 몇번이고 물집이 잡혔다 터지고 단단한 굳은살까지 박혀 있었다. 

이처럼 많은 장애인들이 열심히 연습하고 있지만 휠체어 농구에 대한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전용농구장은 차치하더라도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고 농구장 역시 빌리기 힘들다. 공식 규격에 맞지 않는 복지관 체육관을 이용하고 있지만 연습 도중에 다른 종목 선수들의 체육관을 사용하게 되면 자리를 내줘야 한다.

장애인 체육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대규모 응원단은 커녕 팀을 만들기에도 급급할 만큼 선수층도 넓지 않다.

상황은 어렵지만 올해 제주 휠체어 농구단의 목표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우승이다.

지난 2006·2007년 은메달, 지난해 동메달에 그쳤던 설움을 올해는 '우승'으로 푼다는 각오다.

선수들은 "우승으로 휠체어 농구에 대한 제주도민의 관심을 이끌어내겠다"며 "사람들이 생각하는 장애에 대한 편견도 날려버리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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