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현장> <66>제주시 보건소 금연클리닉

   
 
  ▲ 제주시 보건소 금연클리닉. 혼자 담배를 끊기 어려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각종 교육과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조성익 기자  
 
박근형씨(46)의 입에 언듯 담배가 보인다. 깊게 숨을 들이키는 모양새도 영락없다. 하지만 놀랍게도 연기는 나지 않았다. 박씨가 입에 물고 있는 건 금연보조기구인 아로마 파이프다. 박씨가 25년지기 친구(?)와 절교를 선언한 건 이제 한달만 있으면 돌인 막내 기량이를 위해서다.

박씨는 "지난달 21일부터 금연에 들어갔다"며 "하루 2갑씩 피던 습관을 고치는 게 쉽지 않지만 막내에게 뽀뽀를 하기 위해 이번에는 꼭 끊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건강을 생각하는 사회분위기가 높아지면서 담배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한 대의 여유'를 사랑하던 흡연자들 역시 올해는 꼭 금연을 하겠다며 담배갑을 구기고 각종 방법을 동원해 노력해보지만 마음처럼 쉽게 끊기는 힘들다.

금연클리닉은 이처럼 혼자 담배를 끊기 힘들었던 사람들이 거의 마지막 단계로 찾는 곳이다.

주말과 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개방돼 있는 금연클리닉에는 담배와 절교를 선언한 많은 사람들이 금연상담사의 전문적인 금연 치료 등을 받으며 금연 노력을 하고 있다.

도내 보건소에서 이뤄지는 금연클리닉은 지난 2007년 3660명, 지난해 3680명이 접수하는 등 매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참가자들은 폐기능검사를 비롯, 소변을 이용한 니코틴 검사 등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확인한다.

자신의 소변으로 배출된 니코틴을 보며 담배 때문에 얼마나 많은 니코틴이 자신의 몸에 쌓여 가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담배로 인해 까맣게 변한 폐 모형을 보는 것 만큼 확실한 충격 요법은 없다.

참가자들에게는 각자 몸 상태에 맞는 금연 방법이 제시되고, 패치 등 보조제도 제공된다.

 택시 기사 진모씨(45)는 "매주 축구를 하는데 담배 때문인지 숨이 너무 가빠졌다"며 "오늘 금연방법이 제시된 만큼 올해는 금연에 꼭 성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희경 상담사는 "금연클리닉은 금연의 용기를 북돋아 주는 역할을 한다"며 "금연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라고 강조했다.김동은 기자 kde@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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