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년간 해수온 1~2도 상승…참다랑어 등 난대성 어류 확연

△아열대성 어류 출현 증가

온난화 영향으로 제주바다가 급격히 변하고 있다.

따뜻한 해류를 타고 아열대성 어류의 어획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갯녹음 현상, 분홍멍게 등도 이상 번식하면서 마을어장이 황폐화되고 있다. 

국립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 등에 따르면 최근 20년동안 제주 바다 수온은 1∼2도 가량 상승하면서 바다 생태계에 변화를 주고 있다.

지난 9일 제주도 서귀포 동남쪽 해역에서 아열대성 어류인 대형 참다랑어 9000여마리가 잡혔다. 특히 이번에 잡힌 참다랑어 중 300여마리는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잡히는 것보다 2배 이상 큰 대형개체(100∼180㎝)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참다랑어의 전체 어획량도 지난해 대비 146%·평년 대비 221%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는 등 어종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대표적 난대성 어류인 멸치는 지난해 말 위판량이 9339.1t으로 지난 2007년 8991.2t 보다 늘었으며 방어 역시 지난해 357.1t에서 지난 2007년 323.6t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서귀포 앞바다에는 삼치와 멸치가 풍년을 이루면서 위판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 지난 30여년간 고등어·멸치·오징어 등 난류성 어족의 어획량은 최고 6배까지 늘어난 반면 명태·대구 등의 한류성 어획량은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도내 연안에서 주로 잡히는 아열대성 어종인 자리돔이 울릉도 연안에서 잡히고 있는 실정이다. 

△해수온 상승 마을어장 황폐화

해수온 상승으로 마을어장도 피해를 입고 있다.

아열대에 서식하는 무질석회조류인 갯녹음이 해조숲을 대신하고 있고 이상번식종이 빠르게 제주해안을 잠식하고 있다. 

지난 1998년 마을어장 1만4451㏊ 가운데 2931㏊ 였던 갯녹음 현상은 지난 2004년 마을어장의 31%인 4541㏊로 1.5배 증가했다. 

갯녹음은 어·패류의 식생 및 산란 등에 영향을 미치면서 지속적인 연안 어족 자원 감소를 불러오고 있으며 분홍멍게, 바퀴고둥 등 이상번식종은 최근 제주 연안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어민 이모씨(43·제주시)는 "최근 해녀들도 잡을 것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경우가 많다"며 "여름에는 전에 볼 수 없었던 대형 해파리 등도 쉽게 발견돼 바다가 심상치 않은 것을 느낄수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기후 변화에 따른 해양 환경과 수산자원 관리정책 기반 마련, 정착성 양식생물의 영향과 어류 질병 예보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주수산과학원 이승종 연구원은 "최근 난대성 어류 증가 등 온난화 영향으로 추정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온난화 내용이 광범위하기 때문에 전문적이고 집중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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