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보건소 삼양동 예방 방역 현장

   
 
  제주보건소 소속 방역요원들이 여름을 앞두고 모기 퇴치를 위해 가정집 정화조 환기구에 걸림망 흡출기를 설치하고 있다. /조성익 기자  
 
 제주보건소 이승헌 방역요원이 드릴과 정화조 환기구를 들고 높은 담 위로 열심히 올라간다. 이 요원이 가지고 올라간 정화조 환기구는 일반 것과 달리 환기구 내부에 방충망이 제작된 조금 특별한 환기구다.

 이 요원은 새 환기구를 드릴 등을 이용해 설치하고 능숙하게 담을 타고 내려왔다.  

 이 요원은 "방충망 환기구에 방충망을 설치하면 모기가 정화조에서 밖으로 나오지 못해 모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며 "높은 곳에 올라오면 가끔 무섭고 힘들때도 있지만 사람들이 고맙다고 말할 때는 정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정화조 맨홀에서는 20㎏나 되는 휴대용 방역 연무기를 손에 든 좌승훈 방역요원이 기다리고 있다.

   
 
   
 
 좌 요원의 휴대용 방역 연무기는 큰 소리를 내며 정화조 안을 방역하기 시작했다. 겨울동안 정화조 내부에서 월동했을 모기를 없애기 위해서다. 방역하는 모습이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에 나오는 한 장면 같다.

 지난 10일 오전 제주시 삼양동에 '모기퇴치 특공대'가 떴다. 이들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모기가 출입하는 정화조 환기구에 '걸림망 흡출기'를 설치하고 정화조 방역 및 유충 퇴치 살충제를 뿌렸다. 정화조 내부가 모기들의 월동·서식 장소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보건소는 삼양동과 외도동 등 2개동을 시범지역으로 선정해 이같은 모기 퇴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오는 6월까지 삼양동 일대, 7월부터는 외도동에서 정화조 환기구 걸림망 흡출기 설치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그렇다고 사람이 없는 집에 함부로 들어가 작업을 할 수는 없는 일. 때문에 이날 삼양1동 고운배 4통장과 함께 집을 돌아다니며 홍보 전단을 배포하고 사람들에게 모기 퇴치 방법 등을 설명했다. 

 삼양동에 사는 김종석씨(74·여)는 "여름철 모기 때문에 잠을 못잔다"며 "이렇게 방역하고 환기구로 정비해 주시니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역활동에는 항상 어려움이 따른다. 환기구 교체를 위해선 높은 담에 올라가야 하고 무거운 맨홀 뚜껑을 열면 악취와 함께 모기들의 공격도 받기 십상이다.

 방역활동을 한지 3년이 됐다는 김윤범 방역요원은 "소규모 정화조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라며 "대형 정화조 방역을 할 때는 수십만마리의 모기 떼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김 요원은 "모기 퇴치를 위해선 유충도 함께 처리해야 한다"며 "유충 1마리를 구제하면 모기 500마리 박멸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보건소 강민성 방역담당은 "화단, 폐타이어 등 집 주변 물웅덩이를 비우고 정화조 맨홀 위를 고무판으로 덮어 밀폐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하다"며 "작은 관심이 여름철 모기없는 생활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