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강’ 한국 월드컵 본선 진출사
<2>1994·1998·2002·2006

   
 
  ▲ 2002 한일월드컵 미국과의 2차전 안정환 극적인 동점헤딩슛. /제민일보 자료사진  
 
 4.1994년 미국 월드컵=아쉽게 놓친 16강
 
 아시아 예선 내내 저조한 경기력을 보였던 한국은 도하의 기적 덕분에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확보했다. 김호 감독이 이끈 한국은 방심하지 않고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상대팀에 대한 분석도 철저했고, 더위에 대한 대비도 확실했다.
 
 4년 만에 다시 만난 스페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 전반전을 잘 버틴 한국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6분에 살리나스, 10분에 고이코체아에게 연속골을 내줘 4년 전 악몽을 재현하는 듯 했다. 하지만 경기 종료를 5분 앞두고 후반 40분에 홍명보가 만회골을 성공시켰고, 이어 종료 직전인 45분에 홍명보의 패스를 받은 서정원이 문전 우측에서 극적인 동점골로 2-2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첫 승 제물로 꼽았던 남미의 볼리비아와 경기에선 헛심 공방 끝에 득점 없는 무승부를 기록했다. 2경기 연속 무승부로 승점 2점을 얻은 한국에게 사상 첫 16강 진출의 기회가 열렸다. 하지만 상대팀은 전 대회 우승팀인 '우승후보' 독일.
 
 한국은 전반전에만 클린스만과 리들레에게 무너지며 3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0-3으로 뒤진 채 맞은 후반전, 황선홍이 후반 7분에 감각적인 칩샷으로 앞선 두 경기에서의 부진을 만회했고, 스페인전의 영웅 홍명보가 후반 18분에 환상적인 중거리슛을 성공시키며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경기 막판까지 한국이 경기를 주도하며 몰아붙였으나 아쉽게 동점골은 터지지 않았다. 2무 1패. 한국 축구의 저력을 보여주며 다음 대회를 기약하게 됐다.
 
 5.1998년 프랑스 월드컵=아쉬움, 눈물, 집념
 
 불세출의 축구 스타 차범근이 감독으로 돌아와 아시아 지역 예선을 지배한 한국에 대한 기대는 또 한 번 높았다. 세계 언론도 한국을 다크호스로 꼽았다. 하지만 대회 직전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간판 골잡이 황선홍이 부상을 당해 암운이 드리웠다. 예선전의 스타 최용수와 서정원도 컨디션 난조에 시달렸다.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1차전, 전반 27분에 하석주의 왼발 프리킥 슈팅이 수비벽을 맞고 굴절되며 선제골로 이어졌다. 한국이 월드컵 무대에서 넣은 첫 선제골이었다. 하지만 하석주는 득점 직후 상대 선수에 백태클을 가하며 퇴장 당하고 말았다. 수적 열세의 한국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펠라에스에게 동점골을 내줬고, 후반 막판 체력 저하로 인해 에르난데스에게 두골을 내주며 1-3으로 역전패 당했다.
 
 스타 군단 네덜란드와의 2차전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이후 최고의 굴욕을 당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끌었던 네덜란드는 파트릭 클라위베르트가 퇴장으로 결장했음에도 막강 화력을 자랑하며 코쿠, 오베르마스, 베르캄프, 판 후이동크, 로날트 데 부르의 릴레이 골로 0-5 참패를 당했다. 차범근 감독은 패배의 책임을 물어 대회 도중 경질됐다.
 
 투혼으로 뭉친 한국은 벨기에와의 3차전에서 전반 7분에 닐리스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27분 유상철이 집념의 슬라이딩 슛으로 동점골을 터트려 무승부를 만들었다.
 
 
 6.2002년 한국/일본 월드컵=4강 신화
 
 개최국이기에 자동 출전권을 받은 한국. 월드컵 대표팀에 사상 첫 외국인으로 지휘봉을 잡은 거스 히딩크는 수 많은 잡음 속에서도 원하던 전력 수준을 끌어올려 본선 무대에 임했다.
 
 부산에서 열린 폴란드와의 1차전, 전반 16분에 이을용의 크로스 패스를 황선홍이 감각적인 논스톱 슛으로 성공시켜 월드컵 도전사의 회한을 풀었고, 유상철이 후반 8분에 추가골을 성공시켜 감격의 첫 승을 이뤘다.
 
 대구에서 열린 미국과의 2차전에서는 전반 22분에 역습으로 매티스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이을용의 페널티킥 실축 등 악재가 겹쳤으나 이을용의 프리킥을 안정환이 헤딩 동점골로 연결해 1-1로 비겼다. 그리고 인천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3차전에서 박지성이 이영표의 크로스를 받아 가슴 트래핑, 수비 키를 넘기는 재치 있는 볼 터치에 이은 발리 슛으로 결승골을 넣어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 상대는 이탈리아, 안정환이 경기 초반 페널티킥을 실축했고, 전반 18분에 비에리에게 헤딩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경기 종료를 앞두고 후반 43분에 설기현이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렸고, 연장전 후반 12분에 페널티킥을 놓쳤던 안정환이 이영표의 크로스를 헤딩 골든 골로 마무리해 8강 진출의 역사를 써냈다.
 
 8강에서 스페인을 만난 한국은 연장전까지 120분 간 접전을 벌였고, 승부차기에서 이운재가 호아킨의 슛을 막아내고 주장 홍명보가 마지막 슛을 성공시켜 4강 신화를 이뤘다. 4강에 오른 한국은 체력 저하와 주전 선수들의 부상 속에 독일에 0-1로 석패했고, 3/4위전에서도 터키에게 2-3으로 분패해 최종 성적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아시아 축구 사상 최고의 위업이었다.
 
 7.2006년 독일 월드컵=원정 무대 첫 승
 
 히딩크 감독에 이어 또 한 명의 네덜란드 출신 명장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월드컵을 맡았다.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팀을 처음 만난 한국은 아데바요르가 버틴 토고와의 1차전에서 전반 31분 카데르 쿠바자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9분 이천수의 프리킥 동점골, 후반 27분 안정환의 중거리슛 역전골로 원정으로 치른 월드컵 무대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사기를 높였다.
 
 이어 지네딘 지단, 티에리 앙리 등이 건재한 '명가' 프랑스와의 2차전에서는 전반 9분에 앙리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36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의 '에이스' 박지성이 후반 36분 설기현의 크로스, 조재진의 헤딩 패스에 이은 로빙 슛으로 극적인 동점골을 따냈다.
 
 16강 진출이 눈 앞에 있었지만 3차전 스위스전은 악몽으로 끝났다. 전반 23분 센데로스에 헤딩골, 후반 32분에 오프사이드 판정 논란 속에 프라이에게 추가골을 내준 한국은 추격 의지를 잃었다. 0-2로 패한 한국은 1승 1무 1패의 호성적에도 경우의 수에 밀려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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