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자 절반 노인 안전사고 등 우려 힘든일 못해…허드렛일 많아 청년층 참여 저조
중도포기자 8.4%…“특정 연령대 일자리 발굴 한계” 

   
 
  ▲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일자리를 제공하는 희망근로프로젝트의 중도 포기자가 늘면서 행정안전부 자격 심사 강화 등 개선안을 마련해 지자체에 통보했다. /조성익 기자  
 
  제주시내에서 희망근로 프로젝트 사업에 참여했던 김모씨(76·여)는 지난 15일 희망 근로를 중도 포기했다.

 김씨는 그동안 잡초 제거 등 환경정리 작업에 투입됐지만 날씨가 더워지면서 일을 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피곤해 다른 사람들의 일하는 수준을 따라가기 힘들었다"며 "마을에서 고령자를 배려해 쉬운 일을 맡겼지만 나이든 사람이 하기에는 너무 벅찼다"고 말했다.

 이처럼 도내 마을마다 희망근로 프로젝트 사업이 실시되고 있지만 곳곳에서 '삐걱'거리고 있다. 

 희망근로프로젝트 사업은 정부의 민생대책 중 하나로 취약계층의 생계지원을 위해 지난 1일부터 6개월간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제주도는 국비 130억원, 지방비 27억8500만원 등 모두 157억8500만원을 투입해 16일 기준 저소득층 2679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그러나 도내 일부 지역에서 중도 포기자가 잇따르는 등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다.

 도에 따르면 희망근로 프로젝트 참여자 2925명 중 16일 현재 중도에 그만둔 이들은 모두 246명으로 8.4%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희망근로자 50명을 배정받은 도내 한 마을은 이미 10%가 중도 포기를 한 상황이다. 

 중도 포기가 잇따르는 이유는 급하게 사업이 추진되면서 사업 참여자 가운데 고령자가 많고 대부분 헤드렛일에 불과해 젊은 사람들의 참여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기준 희망근로프로젝트 사업 참여자 모집 결과 60세 이상 노인 비율은 51%로 절반을 넘었지만 20·30대는 12% 정도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때문에 희망근로 사업을 관리하는 각 마을 담당자들 역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도내 한 주민센터 관계자는 "모집 연령대가 다양해 특정 나이대를 위한 일자리를 만드는데 한계가 있다. 때문에 중도 포기도 증가하는 것 같다"며 "날씨도 더워지는데 고령자 안전사고 우려 때문에 다른 업무를 볼 수 없다"고 한탄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행정안전부는 16일 희망근로사업 개선안을 마련해 각 지자체별로 통보했다.

 행안부는 앞으로 근로능력·참가자격을 엄격히 심사해 중도 포기를 줄이고 이번달 말부터 지자체별로 생산적 일자리 사업을 본격 발굴·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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