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택 교수, 이중섭 예술제 세미나서 주장

  이중섭의 그림은 철저히 자전적이란 의견이 제기됐다. 특히 한국 전쟁기에서 죽기 전까지 5, 6년에 남긴 화가 이중섭의 모든 그림에는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가족과의 만남을 염원하고 기다렸던 작가의 고독한 삶과 고통이 배어있다는 분석이다.

박영택 교수(경기대 미술경영학과)는 16일 오후 5시 30분 서귀포칼호텔에서 서귀포예총(지부장 이연심) 주관으로 열린 제12회 이중섭 예술제 세미나에서 "가족과 분리되지 못한 자아의 이야기가 그의 그림이며, 그에게서 가족이란 결국 자기 자신이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박 교수는 "그는 가족과 늘 한 덩어리여서 그것과 분리된 자신이란 존재할 수 없으며,  촉각적으로 연계되어 있고 원형으로 순환하며 몸이 아니라 살로 존재한다"고 전제한 뒤 "한국인이 공유하는 원형의 뿌리는 가족이며 따라서 이중섭의 원형적 미의식 역시 가족 공동체에 의해서만 규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이중섭이 그린 가족그림은 헤어져 있던 가족들이 다시 하나가 되기를 바라는 그의 염원이 담겨있을 뿐 아니라, 나아가 일제 강점기 이래 우리 민족·가족이 겪은 수난과 비극을 극복하려는 표현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중섭의 가족 이미지는 단순히 개인사적인 것만으로 국한된 것이 아니고, 한 시대의 우울과 절망이 고스란히 스며있으며, 온 몸으로 시대를 살다간 한 예술가의 초상이 솔직하게 새겨져 있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이중섭은 한국전쟁과 분단, 그로인한 가족사의 비극이란 정신적 외상을 대상으로 해서 작업한 이다"면서 "이중섭의 가족그림은 그런 차원에서 앞으로 좀더 의미있는 대상으로 규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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