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사업자 조경용 나무에 시민들 구입 화분도 포함…사후 관리 안돼 일부 고사

   
 
  제주도의 100만 그루 나무심기 사업 실적이 부풀려지고 관리도 제대로 안되고 있는 등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제주관광대학 주변 평화로 턱에 심어진 배롱나무가 서서히 말라죽고 있는 모습. /조성익기자 ddung35@jemin.com  
 

 100만그루 나무심기 실적 '부풀리기'
 
 제주도가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계획에 따라 추진한 100만그루 나무심기 사업실적이 부풀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일부 나무는 관리소홀 등으로 고사위기를 맞는 등 사업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도는 올해 국정과제인 저탄소 녹색성장 계획에 따라 사업비 186억원을 투입, 100만그루를 목표로 나무심기 사업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도는 지난 9월말 현재 106만2300그루를 심어 당초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고 최근 밝혔다.

 그러나 나무심기 추진실적을 구체적으로 확인한 결과 도와 행정시가 직접적으로 추진한 공공부문 실적은 47만3930그루로 전체 실적의 44.6%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58만8370그루는 민간사업자가 골프장과 리조트 등을 조성하는 과정에 조경용으로 심는 나무까지 포함시켜놓은 실적으로 확인됐다. 

 또 주민들이 일반적으로 구입해 가는 화분 등도 실적에 포함, 사업의 내실보다는 실적을 부풀리는데 급급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사업계획에 따라 심어놓은 일부 나무는 고사위기를 맞는 등 사후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관광대학 인근 평화로 일대에는 배롱나무와 백목련, 눈향나무 등이 심어져 있었지만 뿌리 활착이 제대로 되지 않은데다, 가을 가뭄과 겹쳐 시들어가고 있었다.

 또 제주시 오라골프장과 애월읍 구엄리를 잇는 국도대체도로에 심어진 튤립 등도 10여그루도 고사한 상태로 확인됐다. 

 이처럼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나무심기 사업이 실적 중심으로 진행, 사업효과를 반감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민 고모씨(36·제주시)는 "지금은 나뭇잎이 떨어지는 시기라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나무가 죽는다는 것은 그만큼 관리가 안됐다는 것"이라며 혀를 찼다.

 이와 관련 도와 행정시 관계자는 "도로변에 나무를 심다 보면 일부 고사하는 경우가 더러 있을 수 있다"며 "다음주까지는 보안작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조성익 기자 ddung35@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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