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국방장관회담과 제3차 장관급회담 개최 등으로 제주가 남북교류와 화해·협력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제주발’로 보도한 북한 관영통신의 기사가 늘어나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이 예전의 ‘평양발’일변도의 관례를 깨고 제주발(發) 보도를 내보내는 것은 북한 주민들이 제주도를 한반도 남쪽 끝으로 통일된 조국의 상징으로 여기는데다 친근하면서 정치적 부담이 없는 곳으로 인식하는데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제주도 등에 따르면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30일 제주도발 기사에서 “온겨레와 세계의 관심속에 우리나라의 최남단인 제주도에서 28일부터 시작된 북남공동선언 리행을 위한 제3차 북남 상급회담이 30일 끝났다”고 보도했다.

 특히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3차 남북장관급회담이 열리기 전날인 26일에는 ‘제3차 북남상급회담 북측대표단 평양출발’기사만 평양발로 보도하고 28일과 30일에 ‘제 1일 회의진행’과 ‘회담이 끝났다’등 2편의 기사를 제주도발로 전했다.

 그러나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5·26일 제주에서 열린 역사적인 사상 첫 남북국방장관회담에 대해선 회담 마지막날 발표된 공동보도문을 평양발 기사로 보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 관계자는 “최근 남북간에 화해·협력 분위기가 조성되고 남북대화가 늘어나면서 북한 관영통신도 예전의 금기를 깨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12월초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내년 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제주 방문때도 이같은 현상이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6일 서울발 기사에서 "제1차 북남경제협력실무접촉이 25·26일 서울에서 진행됐다"면서 남북이 합의한 공동보도문 전문을 보도했으며, 지난 8월15∼18일 서울에서 진행된 남북 이산가족 교환 방문단의 북측방문단 가족상봉과 같은달 20∼21일 북한 국립교향악단의 서울에서 공연 소식도 서울발 기사로 전했다.<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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