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 우여곡절 끝에 문을 연 설문대여성문화센터 올바른 운영방안은

   
 
  많은 기대와 우려 속에 설문대여성문화센터가 지난 13일 문을 열었지만, 향후 과제 역시 산적해 있다.  
 

2005년 착수후 5년만에 완공…추진과정 여성계 의견수렴 미흡 지적
전문인력 확보·취지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 차별화 등 해결과제 산적

설문대여성문화센터가 지난 13일 문을 열었다. 설문대여성문화센터는 '여성문화의 전당'을 표방, 기획전시실, 공연장 등을 갖추고, 제주지역 특유의 여성문화를 조명해야 한다는 지역사회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하지만 설문대여성문화센터는 추진과정에서 숱하게 우여곡절을 겪었으며, 사업추진과정에서 센터의 성격, 운영방향, 프로그램 등 각 영역에서 행정과 여성계 간 마찰을 빚었다. 때문에 제주여성들의 다양한 욕구에 발맞춘 교육문화프로그램 등을 개발하는데 센터가 주력해줄 것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여성문화의 전당, 5년만에 건립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건립사업은 사업비 153억원을 투입, 지난 10월 공사가 완료됐다. 2005년부터 시작됐으니 햇수로 5년만이다.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제주여성문화전시관, 기획전시실, 공연장, 여성능력개발을 위한 강의실,  영유아 보육실, 열람실, 조리실, 의상제작실 등을 갖추고 있다.

여성역사문화전시관에는 설문대할망을 아우르는 제주여신들과 제주를 빛낸 여성 전시 등 여성과련 자료를 전시해 제주 여성문화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게 했다.

설문대여성문화센터 는 개관을 기념한 기획전시회(3월31일까지)를 통해 근검절약의 정신, 이웃에 대한 배려 정신, 어려운 때에 의연하고 슬기롭게 대처하는 불굴의 정신을 전시물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제주여성의 내면에 잠재된 지혜의 참모습을 세상에 알리고 있다.

#우여곡절 겪은 사업
하지만 설문대여성문화센터사업은 추진과정에서 숱한 우여곡절을 낳았다. 제주도가 특유의 제주여성문화를 조명하는 뜻에서 사업을 추진했지만, '여성문화의 전당'에 담기 위한 여성 및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담는 노력을 경주하진 않았다.

해당사업 추진과정에서 제주도와 여성계 간 의견 조율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제주도는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건립에 따른 여성계 대표의 목소리를 반영한다는 취지에서 '자문위원 제도'를 도입했지만, 자문위원들의 의견마저 해당사업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

여성계가 센터장과 각각의 영역에 여성주의적 관점과 전문성을 겸비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먹히지 않았다. 때문에 여성계에서는 제주도의 '독단 행정'을 비판하기도 했다.

#바람직한 운영 방안은
많은 기대와 우려 속에 설문대여성문화센터가 문을 열었지만, 향후 과제 역시 산적해 있다.

설문대여성문화센터의 주요사업 중 하나인 전시·공연 파트 역시 아직까지 학예사, 조명·음향기사 등 전문인력이 배치되지 않는 등 향후 운영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65개에 달하는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질적 변화도 요구되고 있다.

현행 교육프로그램들이 종전의 주민자치센터, 문화의 집, 도인력개발원의 프로그램과 차별성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노후된 교육시설(옛 여성교육문화센터)의 신축에 초점을 두고 설립된 설문대여성문화센터가 정작 제주여성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교육프로그램에 역점을 두기보다는 박물관에 치중, '주객이 전도'된 센터의 설립취지 역시 논란이 예고되는 지점이다.

일각에서는 "하드웨어에 치중하기보다 전문인력 보강 및 프로그램 개발 등 소프트웨어 강화에 주력해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설문대여성문화센터가 이에 부응하기 위해선 전문인력 배치나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정숙 설문대여성문화센터 소장은 "종전 여성교육문화센터가 여성사회 교육기능을 위주로 했다면, 설문대여성문화센터는 앞으로 역사문화전시관 등 기반시설 운영과 함께 시대흐름에 맞게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