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택 <제주대 건축학부 강사·갤러리 하루 대표>

인간은 사회적 존재로서 오랜 기간 동안 자신이 생각하는 신념을 이야기하고 조직하는 과정을 거쳐왔습니다. 그 결과물로서 나타난 것이 정치이며, 정치를 실행하는 조직이 행정입니다. 하지만 일부의 목소리가 다수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대중을 핍박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게 되고 이를 보완하는 제도가 민주주의로 나타나게 됩니다. 민주주의는 누구나 자유롭게 자기가 생각하는 것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 내용이 맞든 틀리든, 공공에 직접적인 해가 되지 않는 한 말하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인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광장이나 쉼터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왕조시대와 군사정권을 거치면서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고 제한을 두게 됩니다.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 나누고 축제를 여는 넓은 공간으로서의 '광장'이라는 문화 자체가 생기기 힘든 역사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서구의 시장은 광장에서 열리지만 우리의 시장은 골목길 형태를 가지게 된 이유입니다. 그렇지만 시장에 사람들이 모이면서 여러 가지 군중행위가 이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결국 시장은 외곽으로 이전을 하게 되고 시장이 있던 자리는 자동차가 다니는 길이나 로터리로 변하게 되는 시장 해체가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든 풍선효과는 나타나게 되어 오프라인에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기 어렵게 되자 그 광장은 온라인으로 옮겨가게 됩니다. 한동안 다음 아고라 등의 인터넷 상에서 많은 이야기가 이루어졌는데 그 무대가 최근에는 트위터라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로 옮겨졌습니다. 제한없이 자유로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트위터는 국내에 서버를 둔 서비스와는 달리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인터넷실명제(주민등록번호를 통한 계정만들기) 해당이 없다는 장점을 가지면서도 개인간의 인간적 관계를 통한 교류를 통해 익명성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고, 개인의 목소리라도 호응을 받으면 소위 팔로워를 통해 그 확산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광장은 다양한 논의의 결과를 보여주는 실재하는 공간이라면 트위터 같은 SNS는 논의를 무르익게 하는 인큐베이터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트위터의 일부 행위가 선거법 위반이어서 단속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인터넷 상에서 이루어지는 자유로운 의사표현에 대한 지나친 규제의 단면입니다. 규제가 많으면 생각의 다양성이 사라지게 되고 정신적 폐쇄주의에 빠지게 됩니다. 지나친 폐쇄주의는 조직의 생명력을 갉아먹게 됩니다. 자유로운 생각을 하고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그런 사회를 꿈꿔봅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