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발견…사려니 숲 일대에서 제주토종식물 무차별 채식

   
 
  ▲ 지난 2007년부터 사려니숲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된 붉은사슴과 꽃사슴은 키가 크고 초식량이 많아 희귀식물 뿐만 아니라 붉가시나무 등 난대상록성수종에 피해를 주는 등 생태계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외래종 동물인 붉은사슴과 꽃사슴이 한라산 일대에서 침입하면서 제주토종생태계를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는 최근 한라산국립공원 사려니숲에서 노루마릿수를 조사하는 도중, 붉은사슴·꽃사슴 등 외래종 동물이 무리를 지으며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붉은사슴과 꽃사슴은 2007년부터 사려니숲에서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한 결과, 무리를 형성해 송악 등 식물의 부드러운 잎을 뜯어 먹고 있는 현장이 확인됐다.

더구나 붉은사슴의 관찰지점은 점점 확장되고 있으며, 최대 12마리의 무리를 형성하고 있고, 꽃사슴은 가족군 형태로 출몰해 제주도의 산림에 이미 적응한 것으로 남대산림연구소는 판단하고 있다.

원래의 생태계에서 서식하지 않았던 종이 인위적 요인에 의해 도입될 경우 외래동물(exotic animals)이라 규정되지만, 이 외래동물이 환경에 적응해 번식하면서 생태계 구성원에 영향을 주면 침입동물(invasive animals)이라고 규정된다.

난대산림연구소는 붉은사슴과 꽃사슴이 한라산 산림 환경에 적응해 서식지역을 넓히면서 제주의 난대림생태계에 침입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붉은사슴과 꽃사슴은 기존 노루의 채식높이보다 높아서 1.3~1.5m의 식물 잎까지 먹을 수 있고, 초식량이 많아 사려니숲의 희귀식물뿐만 아니라 붉가시나무 등 난대상록성수종에 피해를 주는 등 생태계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 사려니숲 인근에는 노루의 뿔질을 방지하고 붉가시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높이 1m 정도의 방지망이 설치됐지만 붉은사슴은 약 1.5m 정도까지 피해를 주고 있어 무용지물인 상황이다.

이로 인해 난대산림연구소는 돌담과 가시덤불숲을 조성해 침입을 막는 '동물 피해 방지 숲 가꾸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박찬열 난대산림연구소 박사는 "제주도에 이미 들개·들고양이·멧돼지 등 기존 침입동물외에 붉은사슴과 꽃사슴이 산림에서 출몰해 산림 생태계에 빨간불이 켜졌다"며 "향후 붉은사슴과 꽃사슴 등의 사육동물이 자연생태계로의 유입을 차단하는 근본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noltang@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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