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곳곳 설치됐지만 이용 안해…사후 관리 등도 힘들어

   
 
  점자블록 횡단위치와 횡단보도의 횡단위치가 일치하지 않아 사고 위험이 높다.  
 
도내 곳곳에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블록이 설치되고 있지만 정작 시각장애인들에게 외면을 받으면서 유명무실한 시설로 전락하고 있다.

점자블록 설치와 사후관리가 주먹구구식으로 추진되면서 점자블록이 시각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되기보다 안전을 위협, 신뢰성과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통약자 이동 편의 증진법에 따르면 시각장애인들의 안전과 이동권 확보를 위해 횡단보도 진입부분과 차도 경계에 점자블록을 설치하도록 규정됐으며

   
 
  ▲ 훼손된 점자블록  
 
도내 횡단보도 인근 인도 등에 설치가 이뤄진 상태다.

그러나 정작 시각장애인들은 설치된 점자블록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시내 곳곳에 설치된 점자블록을 확인한 결과 점자블록이 횡단보도와 다른 곳으로 방향을 이끌거나 장애물 등에 막히면서 사고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점자블록은 차량 등에 깨지고 파손돼 사실상 기능을 상실하거나 울퉁불퉁한 보도블록 위에 설치되면서 감지 효과를 떨어뜨리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도 시각장애인연합회 양예홍 회장은 "시각장애인에게 점자블록은 눈과 같이 중요하지만 오히려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설치 과정에서 시각장애인들을 배려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행정당국도 뾰족한 보완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각 부서별로 인도 정비와 개설 등에 주먹구구식으로 점자블록을 설치하다보니 설치 현황도 확인하기 어려워 보수·재시공 등 사후 관리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설치 기준에 맞춰 설치하고 있지만 유지 관리 등에 어려움이 많다"며 "점자블록 설치 과정에서 더욱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김동은 기자 kde@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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