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택남 제민일보 회장  
 
제민일보가 창간된 지 오늘로 20주년을 맞습니다.

제주도민의, 제주도민에 의한, 제주도민을 위한 신문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달려온 지 어느덧 진정한 성년의 나이인 20돌을 맞게 된 것입니다.

지난 20여년동안 제민일보는 '인간중시·정론구현'이라는 사시를 바탕으로 '제주도민의 자존심'을 자부하면서 신문제작에 임해 왔습니다.

그 결과 제민일보는 이제 제주도를 대표하는 대표적인 정론지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습니다.

이는 오로지 3500여명이 넘는 도내외 주주와 100만 내외의 국내외 거주 도민들의 전폭적인 성원과 격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을 저희들은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아울러 제민일보는 지금 이 시점에서 역사의 기록자로서 지난 20년을 겸허히 돌아보고 제주도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위한 길이 과연 무엇인지 자성하는 계기로 삼을 것입니다.

지난 20년간의 현대사를 돌아보면 제주도에는 많은 가시적 성과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제주4·3문제의 진일보한 해결 노력과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국제자유도시 추진, 평화의 섬 선포, 관광객 550만명 시대 개막, 혁신도시·영어교육도시 착공 등과 같은 굵직한 사안이 줄을 이었습니다.

하지만 제주해군기지 건설 문제를 비롯 이의 연장선상에 있었던 현직 도지사 소환 투표, 도지사 선거를 포함한 각종 선거, 영리병원 문제 등을 둘러싸고 노정된 제주지역사회의 갈등과 분열상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이 같은 첨예한 대립 양상은 제주도의 발전을 가로 막는 에이즈균에 다름 아닙니다.

도민 대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은 다면 제주특별자치도의 성공적 정착을 통한 국제자유도시로의 비상은 고사하고 국내의 다른 지역에도 밀릴 것임은 불문가지입니다.

따라서 제민일보는 도내에서는 최초로 기존의 관행을 깨고 과감히 제주도의 뉴스를 최우선 가치에 두는 보도 형태로 전환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앞으로도 제주도의 이익과 도민사회의 갈등해소에 중점을 두고 신문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더 이상 제주도민 사회의 극심한 갈등구조를 종식시키려는 노력이 모아지지 않고 방관한다면 지역공동체의 파괴는 물론 제주도의 지속가능한 발전은 절대 담보할 수가 없습니다.

세계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나라의 모든 지자체가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과 삶의 질 향상에 매달리고 있는 터에 제주도만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인 논란으로 날을 지샐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와 함께 제민일보 또한 그 동안 언론으로서의 순기능에 충실해 왔는지 철저한 가기반성을 통해 독자들의 기대에 부응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경제·사회적 약자보다는 기득권층의 입장에서 보도하지는 않았는지, 도민간 소통을 간과한 채 일방통행식 보도로 일관한 것은 아닌지, 관련 사업 추진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오해를 살만한 일을 발생시키지 않았는지 진정성을 갖고 돌아볼 것 입니다.

제민일보는 이 같은 관점에서 지역신문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을 도민과 독자 앞에 다짐합니다.

지역을 지역답게 만드는 신문, 지역주민과 지역공동체에 밀착하는 신문, 지역주민과 호흡하고 소통하는 신문을 제민일보는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특히 공공저널리즘 역할을 다해나갈 것입니다.

이제 사건보다는 이슈에 중점을 두고, 사건의 전후맥락이나 지역사회의 현안과 시민들의 구체적인 관심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며, 기자와 시민의 관심과 의지가 지면에 적극적으로 반영되도록 하는 이러한 저널리즘 방법은 시대적 요청이라고 봅니다.

21세기는 글로벌화속 지역화 시대라고 합니다.

건강한 지역화 시대의 아젠다를 창출할 수 있는 제주도의 대표적인 신문으로서의 사명을 제민일보는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입니다.

도민 및 독자들과 함께 생각은 세계적으로 하되 보도는 지역적으로 하는데 한층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2010년 6월 2일
제민일보 회장 김택남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