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사계·위미1리, 갈등 발생 우려 등 신중한 입장…다음달 20일 후보지 최종 결정

제주해군기지 입지 재선정을 위한 공식적이 절차가 착수돼 다음달 20일 사실상 최종 후보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20일 해군기지 입지 재선정을 위해 입지 재선정 후보지역으로 선정된 안덕면 화순·사계리, 남원읍 위미1리 등 마을 3곳에 해군기지 유치 의사를 묻는 공문을 발송했다.

또한 의견서 제출 시기가 다음달 19일 확정됨에 따라 10월20일에는 해군기지 후보지가 최종적으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후보지역으로 선정된 마을 내부에서는 이번 해군기지 입지 재선정 과정에 대해 상당한 경계감를 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화순·사계·위미1리 마을회는 과거 해군기지 예정지로 선정되면서 주민갈등으로 인한 홍역을 치렀던 만큼, 도의 요청보다는 마을 주민 스스로가 주도적으로 해군기지 유치 문제를 논의한 후 임시총회 개최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사계리 마을회 관계자는 "제주도가 공문을 발송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아직 공문을 확인은 하지 않은 상태"라며 "마을 임시총회는 행정이 하라 말라할 사안이 아니고, 마을 주민들에 의해 결정돼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해군기지 입지 재선정으로 인해 다른 지역과 사계리, 사계리 주민 내부에서 갈등이 생겨서는 절대 안된다"며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사계리에 또 다른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갈등 발생에 대한 우려감을 표명했다.

위미1리 마을회 관계자도 "마을마다 어떤 일을 처리하거나, 주민의견을 듣기 위한 절차와 단계가 있다"며 "위미1리인 경우 과거 이장지도자 회의를 통해 해군기지와 관련한 사안을 거론치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이번 사안과 관련해 우선 위미1리 지역 자생단체장이 참여하는 이장지도자 회의를 열어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화순리 마을회 관계자는 "개발위원회를 열고 임시총회 개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아직 개발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가 제안한 해군기지 유치와 관련해 화순리 마을회가 결정한 것은 아직까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도는 공문을 발송한 3개 마을 가운데 해군기지 후보지가 결정되면 도에서 현재 수립한 강정마을 종합발전계획에 상응하는 규모로 해군기지의 장점을 활용한 발전계획을 수립한 후 도지사가 책임을 지고 중앙정부와 협의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해당마을에서 마을내부의 토론과 여론을 수렴하고 마을총회 등 민주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마을 차원의 의사결정을 내려줄 것을 희망한다"며 "해당마을에서 유치신청과 관련한 설명회 등을 공식적으로 요청하면 도에서 직접 설명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는 화순지역(화순리·사계리)와 위미1리 가운데 2곳 모두 해군기지 유치를 신청하면 심사를 통해 후보지를 선정키로 했지만, 화순지역인 화순·사계리인 경우 2개 마을 모두 찬성해야 후보지역으로 결정키로 했다.

반면 2개 마을 모두가 해군기지 유치 의사가 없다면, 강정마을 제안서 내용에 따라 강정마을을 최종 후보지로 확정할 계획이다. 김영헌·윤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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