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아끼고 보호해야 한다'는 말은 네 살된 어린 조카도 알만큼 기본적이다.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성산일출봉 등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의 경우, 보호 관리 방안은 더욱 절실하다.

그러나 제주도의 자연유산 관리 마인드를 보고 있노라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최근 세계자연유산센터 건립 과정에서 암반 제거 등을 위해 화약류 사용허가 신청이 접수된 예는 제주도의 자연유산 관리 마인드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당시 신청된 화약사용량만 하더라도 3000㎏. 화약 폭발 등으로 인한 충격과 생태계 파괴는 생각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예상할 수 있었다. 

세계자연유산을 보호해야 한다고 목을 높였던 제주도가 세계자연유산을 사실상 '폭탄 테러' 위험에 노출시킨 셈이다.

다행히 화약사용 '불허'결정이 나면서 이같은 '어의없는' 시도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제주도에게 세계자연유산도 '개발'의 대상이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면서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그동안 세계자연유산 탐방객 확대와 관련 시설을 확장했다는 '개발' 소식은 자주 들을 수 있었지만 '보호·관리'에 대한 내용은 부족, 세계자연유산 지정 취지가 '보호'였는지 아리송할 때가 많다. 

한라산케이블카 문제 등을 비롯해 세계자연유산에 대한 훼손 위험 요인이 증가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도민들은 마음을 졸인다. 제주도의 보다 세심한 관리 마인드를 원하는 것은 도민들의 욕심일까. 김동은 기자 kde@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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