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사슬. 최근 이른바 ‘정현주게이트’가 정가와 경제계를 강타하고 있다.한국디지탈라인 정현준 사장 사건을 계기로 벤처와 정·관계 유착의 실상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주가조작과 작전,뇌물성 주식상납,비리 눈감아 주기 등으로 얽히고 설킨 이들의 행태는 전형적인 정·관·경유착의 종합판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같은‘000커넥션’식의 크고 작은기사는 하루자고 나면 신문사회면을 장식해 이미 식상할 정도다.

 얼마전에는 불법대출 자금이 정치권으로 유입됐다는‘한빛은행 커넥션’이 터졌었다.박지원 전문화관광부장관의 사퇴까지 몰고온 이 사건은 현재도 진행행이다.

 어디 이뿐인가.금품제공,골프접대,해외여행 향응제공등으로 얼룩진 ‘린다김 커넥션’이 세간의 화제를 모은지도 불과 얼마전이다.

 지난해말에는 특별검사까지 임명된 메가톤급 사건이 정계를 휘저었다.전 법무장관과 전 청와대법무비서관이 개입한 옷로비 사건의 조작-은폐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로비스트 ‘박시언커넥션’이 등장했던 것이다.

 또 있다.병역문제는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국방부와 검찰이 반부패국민연대로부터 사회 지도층인사 병역비리 의혹자 200여명의 명단을 통보받아 수사한 결과 상당수가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뿐만이 아니다.교도소 비리와 ‘경찰-불법업소 커넥션’은 잊을만하면 나온다.연예인-PD 커넥션은 공공연한 비밀로 알려지고 있다.제약회사와 대형약국·병원간의 리베이트 비리도 드러난지 오래다.감독과 학부모,그리고 심판으로 이어지는 대학진학을 둘러싼 체육비리도 어김없이 매년 반복된다.심지어 ‘야생동물 밀렵 커넥션’까지 있을 정도다.

 이러한 치부는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만성화되다시피 한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우리사회의 적나라한 모습에 다름 아니다.암적인 요소다.

 도덕이니 정의니 하는 단어는 이제 사전에서나 찾아야 할 판이다.근대화니 현대화니 하면서 외향적인 발전은 엄청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정말 한심하다.쉬운말로 윗물 아랫물 가릴 것 없이 하향평준화다.이대로 방치하면 환부는 도려낼수 없을 정도로 썩고 말것이다.

 우리경제가 IMF를 극복했는가 했더니 다시 휘청거리는 것도 내부속은 개혁하지 않은 채 흉내만 낸데 기인한다는 분석이다.‘검은 사슬’없이는 정치도 경제도 사회도 지탱하지 못하는 나라라는 오명을 언제면 벗어날까.더 이상 앞의 이름 석자만 바뀐채‘000커넥션’이라는 단어가 하루가 멀다하고 등장하지 않은 나라는 요원한 것인가.‘검은 공생’이 아닌‘진정한 상생’이 숨쉬는 사회를 그려본다.<윤정웅·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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