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내에서 과거 32년간에 걸쳐 이뤄진 국회의원 선거 결과를, 정치문화적 접근방법으로 전국의 각 지역과 비교해 그 특성을 실증적으로 밝혀낸 박사논문이 나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논문을 쓴 주인공은 국회 현경대의원(한나라당·제주시)의 보좌관 양창윤씨(45·제주시 용담1동 출신)이다.

 지역선거문화의 특성이 선거에 미친 영향을 학문적으로 밝힌, 전례가 드문 이 논문은 최근 숭실대 대학원 정치외교학과에서 학위논문 심사를 통과, 양씨는 내년 2월 박사학위를 받는다.

 양씨는 도내 국회의원선거의 특성과 그 배경이 되는 정치문화를 밝히기 위해 그동안 8차례(제9∼제16대)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결과에 대한 시계열적 분석과 도민 1183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비롯 각종 자료를 활용하는 연구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논문은 우선 제주도의 정치문화의 특성을 본도의 자연·역사·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접근, 고립된 지역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는 제주도민들은 중앙의존성, 국회의원에 대한 높은 기대성, 그리고 근면·성실성을 형성케 됐음을 밝히고 있다.

 또 논문은 도민들이 100년간의 몽고지배, 200년간의 출육금지, 유배와 민란, 4·3사건등 타지역과 다른 역사를 경험하면서 배타성과 중도성을 형성하게 되었음을 확인하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제주도의 다중적 네트워크, 경조사중시 문화는 지역동질성 형성과 함께 국회의원에 대한 높은 기대성을 낳게 됐다는 것이다.

 논문에서는 제주도 국회의원 선거의 특성으로 △제9대에서 제14대 선거까지는 배타성과 중도성이 작용해 무소속후보에 대한 선호현상을 보인 점, △그러다 제주도종합개발계획과 지방자치제 시행등으로 15대선거부터는 정당후보 선호로 바뀐점, △도민의 근면·성실성과 인정성의 영향으로 인한 높은 투표율 △ 국회의원에 대한 높은 기대성으로 현역의원의 당선을 어렵게 하는 역현직효과 △제주도민의 독특한 소지역주의 등을 밝히고 있다.

 한편 오현고(23회)를 거쳐 제주대를 졸업, 숭실대에서 석·박사과정을 마친 양씨는 가족으로 부인 정명희씨와 2남이 있다.<서울=진행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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