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농협·제주은행 16억원 조성
도지사 '쌈짓돈'전락 지적 제기

사실상 제주특별자치도 금고 유치의 대가인 협력사업비가 제멋대로 행사·축제비로 지원되는 등 도지사의 '쌈짓돈'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박원철 의원에 따르면 도 금고 일반회계를 관리하는 농협은 15억원, 특별회계를 관리하는 제주은행은 1억3000만원 등 해마다 16억3000만원이 도금고 협력사업비로 조성되고 있다.

도·농협·제주은행 관계자로 구성된 '도금고 협력사업 운영위원회'가 매월 회의를 개최해 도금고 협력사업을 선정·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협력사업을 보면 만덕드라마 세트장 건립지원(5억원), 문화예술재단 육성기금 적립사업(2억5000만원), 제주도 친환경농업단체연합회(5억7400만원), 들불축제 출연(2000만원), 제주국제관악제 후원(5000만원), 탐라문화제(7000만원) 등이다.

올해 협력사업은 공용버스 관광홍보 사업등(5억원), 제주여성 거버넌스 포럼(5000만원), 리통 자전거 지원(9800만원), 방음도서관 운영(3500만원) 등이다. 서귀포 유채꽃잔치·제주 왕벚꽃 축제 등 각종 축제를 비롯해 전국대회 지원비도 포함됐다.

▲ 박원철 의원
박원철 의원은 22일 제주도 기획관리실을 상대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행정안전부 예규에 '금고약정서에 자치단체 출연 등이 명시된 경우에는 금고지정에 대한 반대 급부로, 협력사업비를 세입예산에 편성하고 그렇지 않으면 기부금으로 처리하도록 돼있다'고 명시됐는 데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도금고 협력사업비가 지사의 쌈짓돈이라는 말이 나와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윤춘광 의원은 "도금고 협력사업이 특별기금이나 예산에 편성되지 않아 도민과 도의회 모르게 사용되고 있다"며 "특별기금으로 편성해 도민들이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써야 한다. 도가 마음대로 쓰라는 돈이 아니다"고 질타했다.

차우진 기획관리실장은 답변을 통해 "도금고 협력사업비는 제주도가 일방적으로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농협과 협의해 지원하는 것"이라며 "감사원이 전국적으로 협력사업비에 대한 감사를 마무리했고 행정안전부가 전국적으로 통일된 개선지침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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